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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조용한 토요일 저녁, KBS 1FM과 함께

by 와락 2026.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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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의 강변 피크닉 이후로 우리 둘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내가 두 번 연속으로 남편과 갈라서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지만 사실 내게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는 확신이 들면서 묘하게 우울해진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두 번째 런던에 가다> / E.M 델라필드 , 박아람 옮김

 
 
 
조용한 토요일 저녁이다. 
블로그를 돌아보면 2010년 9월 25일 저녁, 당시만 해도 시봉이는 태어나기 전이었다. 
남편은 외출했고 태어난지 이제 200일도 안된 경선생을 재우고 통닭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던 순간이 있었다.
 
 
오전에는 시아버지 댁에 다녀왔다. 다이소에 가서 필요한 몇 가지 용품들을 구매하고 정리하고 청소도 간단히 하고.
돌아오는 길 시봉이 수학학원에 들러 과제도 받아오고. 시봉이는 이번에 또 수학학원을 옮기게 될 예정이다(말잇못...)
 
 
경선생은 아침에 과학학원, 점심 수학학원 보강, 저녁 국어학원, 이어 스터디카페까지 강행군이다.
그에 반해 시봉이는 오전에 수학학원 다녀와서 엄마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학 숙제를 하는 기미를 보였지만 어쩌다 보면 자꾸 화장실에 들어가 있기 일쑤. 저녁에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가서 11시가 다 되는 이 시간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 녀석.
정말 어린 시절 뽀로로 닮았다고 귀여워만 했는데 여전히 노는 게 제일 좋은 시봉이다. 
 
 
 
농구동호회에 여전히 참석 중인 남편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 내내 부동산 관련 서류를 정리하느라 정신 차리고 보니 하루가 지났다. 
토요일인데 왠지 억울한 이 기분. 
 
달리러 나가려다 침대에 누워 뭉그적거린다.
맥주 한 캔을 따고 KBS 1FM  당신의 밤과 음악을 듣는다. 
쇼팽 발라드 1번. 맥주 한 모금에 신나는군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영국 여인의 일기 두 번째를 읽는다. 
100여 년 전 쓰인 글인데 매운맛 브릿짓 존스라더니 ㅎㅎ 읽을 때 마다 킥킥거린다. 
 
 
 

기린 맥주가 시원합니다.

 
 
 
 
이 글을 작성할 즈음
시봉이와 남편이 동시에 들어와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이 실랑이도 몇 년 후에는 그리워지려나
그 때의 내가 가뿐한 마음으로 알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