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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49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기억할 만한 지나침'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긴 시다. 은유작가의 추천글을 읽었을 때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시적인가 보구나. 대수롭지 않게 읽고 넘겼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 여운이 길어 다시 또 페이지를 펼쳐 놓고 행간에 숨은 의미를 유추해 보고 있다. 짧지만 여운이 남는 문장을 두세 번 곱씹어 읽다 보니 감히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원서도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 요즘 뒤늦게 빠진 배우 킬리언 머피가 영화로도 제작하여 곧 개봉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기대된다. 기계적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 펄롱,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부유한 어른의 후원으로 경제적 도움을 받고 직업을 구해 가족들을 부양할 정도의 수입을 벌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느 날 수녀원에 석탄 배달을 갔다.. 2024. 2. 11.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 / 정김경숙(로이스) 나이 쉰에 실리콘밸리로 떠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역임 아침마다 10km 조깅을 하고 검도에 수영을 즐기는 '강철 체력' 전작인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도 인상 깊게 읽었다. 돌아보면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것도 로이스님의 책 도움도 있지 않았을까. 무라카미 하루키, 마쓰우라 야타로, 로이스 이 세 분의 공통점은 꾸준하게 달리기를 하고 자기의 루틴을 이어간다는 사실. 책은 술술 잘 읽힌다. 일주일 만에 영어 정복이 가능하다 등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아니고 꾸준하게, 어쩌면 지독하게 이어가는 공부의 시간 중요한 건 힘들지만 즐기려고 하는 태도 마지막 챕터에 구조조정으로 인해 1년치 연봉 수준의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고 밝히는데 좌절하지 않고 안식년, 갭이어의 시간으로 전환하여 '1만 명.. 2024. 2. 2.
케이크와 맥주 / 서머싯 몸 둘째가 최근 문학책에 빠져 있어 같이 도서관 책장에서 함께 책을 고르다 ‘케이크와 맥주’라는 제목이 흥미로워 읽게 되었다. 출판 당시 실존한 인물을 토대로 쓰인 책이라 해서(공식적으로는 부인했으나) 논란을 일으켰다. 작중 처세술이 뛰어난 앨로이 키어라는 작가는 몸의 20년 지기 휴 월폴로 추정되는데 심지어 그는 출판을 막으려고 까지 했다고 한다. 서머싯 몸은 그를 달래기 위해 "만약 자네가 이 작품에서 자네의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가 대동소이할 뿐 결국은 같은 인간이기 때문일세"라는 편지를 전했다고 한다. 그가 묘사하는 인물들에서 작가의 말처럼 내 모습도 보게 되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며 소름이 돋기도 했다. 화자인 어센든은 소설가 에드워드 드리필드라는 작가의 전기를 집필해 달라는 동료 작가의 요청을 받는다.. 2023. 9. 16.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조우성 트위터의 추천으로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정말 한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본 듯 했다. 드라마 우영우 에피소드로도 활용된 소재 역시 실화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흡입력 있는 에피소드와 많은 사건을 겪으면서 현장에서 얻은 경험으로 쌓인 통찰 그리고 변호사님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글들이 마음을 울린다. 이전 회사 동료들의 불미스러운 일들을 가끔 전해 들을 때 마다 '탐욕'에 대해 생각한다. 나도 한 때는 미혹이 넘치는 업무를 맡았다. 당시 주변 동료와 회사의 지침이 '공정과 투명, 윤리의식, 도덕성 강조'였으며 융통성 제로에 가까운 나였기에 시킨대로 알려준대로 업무를 했는데 정말 다행스러웠다고 할까. 간혹 '밥 한번 할까요'로 시작된 만남이 '누구님이니까 특별히 한 번만 써보세요'로 발전해서 그 다음 단계를 밟고 .. 2023. 5. 27.
아무튼, 달리기_김상민 30일 달리기라는 타이틀을 걸어놓고 도전 중이다. 왜 달리는 것인지, 꼭 30일 동안 연속 달리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달리면서 정리 중이라 아마도 도전이 끝나면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콩나물을 다듬다 달리기 유튜브 영상을 본 다음 날 도서관에 가서 빌려온 책이다. 저자의 위트 넘치는 글에 혼자 깔깔 웃으며 여러 번 다시 읽었다. 소장하고 싶어 알라딘 장바구니에 투척 아 이렇게 재미있는 구절을 카톡으로 보내면 기가막히게 내가 웃던 부분에서 낄낄 거릴 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는 잘 살고 있으려나요.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달리던 그날부터 5년 후 그럴듯한 러닝 복장으로 바뀐 달리기까지 한 편의 짧은 단막극을 본 듯 잘 짜인 구성에 감탄. 브랜드 마케터라 그러신가. 에세이도 지속.. 2022. 9. 9.
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잡지 편집장으로 일한 지 3년쯤 지났을 무렵일까. 그때까지 잡지 편집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던 나는 매일매일 생전 처음 맞닥뜨리는 일들과 씨름하며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었느냐면 그렇지도 않았다. 일이 술술 풀리기는커녕 날마다 새로운 가시밭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쓰무라 야타로 / 중 프롤로그 강렬한 첫 문장이었다. 경험이 없던 사업을 맡아 말 그대로 허우적대고 있는 지금의 내 처지와 비슷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좀처럼 원하는 성과가 나지 않는 데다 인간관계를 비롯한 이런저런 문제가 꼬여서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는 저자의 말에 울컥... 아 정말 마쓰무라상 힘드셨겠군요. 작년보다.. 2022. 8. 28.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수많은 이름 중에 단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법)_전우성 새로운 제품 출시 전, 리브랜딩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어느 정도 팬이 구성된 기존의 브랜드로 소구 하면 안 될까? 홀로 자문하다 읽은 책. 브랜딩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작업. 끊임없이 자신을 어필하고 그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또 설득하고 진심을 보여주는 것 말고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마치 연애처럼.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 - 나라는 브랜드를 말하면? - 기획 중인 브랜드의 정체성 테이블을 써본다면? # 밑줄 그은 구절 브랜딩이냐 퍼포먼스냐의 문제는 무엇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두 영역의 시너지와 밸런스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확보된 상태에서의 퍼포먼스 마케팅이 그 효과를 더욱 크게 발휘할 수 있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그것의 밸런스가 중요.. 2022. 2. 1.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_댄 에리얼리 행동경제학자 댄 에리얼리가 인간의 동기 복잡성과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기록한 내용이다. 160페이지 정도의 짧은 책이고 테드에서 영상으로 소개되었다(미처 보지 못했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빅터 플랭크 와 더글러스 애덤스 책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삶을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의미와 목적의 부재라 작가는 말하는데 이 내용은 실존 치료의 대표 학자인 빅터 플랭크의 로고테라피(Logotherapy)와도 연결되어 있다. 로고테라피의 기본 세 원칙은 자유의지, 의미에의 의지, 삶의 의미이며 삶의 모든 상황-가장 처참한 상황에서도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책의 내용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_ 불행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 2021. 11. 7.
끝난 사람 젊은 시절에 수재 소리를 들었든 못 들었든, 미인이었든 아니든, 일류 기업에 근무 했든 아니든 모든 인간의 종착지는 대개가 비슷하다는 것. 종착지에 도달하기까지의 인생은 학력이나 자질 등 수많은 운등에 영향을 받고 격차니 손득이 있었겠지만, 사회적으로 '끝난 사람'이 되고 나니 다 똑같았다. 일렬횡대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종착지에 도달할 때까지 잘 굴러온 인생들은 오히려 '일렬횡대'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힘들어 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를 하고 아등바등 출세를 향해 몸부림을 쳤던가. 혹시 종내에는 이렇게 '일렬횡대'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과연 그렇게 피나게 살았을가? 우치다테 마키코 / 중 작가의 말 끝난 사람. 제목이 주는 강렬함에 끌려 읽었다.검색해보니 일본에.. 2018. 1. 16.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재테크 책을 대여섯권 내리 읽었더니 실천은 커녕 자괴감만 커져 모두 반납하고 도서관의 문학 책장으로 돌아왔다. 평온한 농가 그림과 아이들 픽업 하면서 대기 할 때 읽기 좋은 분량 300페이지 남짓이라 민음사 세계문학81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를 빌렸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기괴하고 찜찜하지만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괴물같은 책이었다. 각 등장인물의 독백으로만 이루어진 소설 형식도 특이하다.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친정이 있는 곳에 묻어달라는 어머니 애디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온 가족이 떠나는 장례 여행인데 중간에 홍수와 화재를 겪고 관이 유실될 위기를 겪는다. 22살 이후로 일을 하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무능한 남편 앤디어머니가 누워 있는 창 밖에서 어머니의 관을 짜는 맏아들 캐시(이후 불어난 강.. 2017.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