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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49

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그녀의 새 책이 나올것이란 건 이미 알고 있었다.은둔형 라천민때부터 그녀의 팬이 된 나는, 소심하게 러패를 오고가며 근황을 살피고매주 업데이트 되는 칼럼과 윤서이야기를 꾸준하게 읽고 또 읽고 있었으니 말이다. 알라딘에서 예약주문하면 -물론 나는 발행 첫날 바로 교보문고로 달려가 사 읽으려 했지만-친필 사인이 포함되었다는 말에 혹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책 냄새를 맡으며 사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하루를 기다려 새 책을 받았다. 그리고 뿌듯하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딸을 낳아 기르는 엄마로서의 내밀한 과정을 일반적으로 볼수 있는 매우 계몽적인 육아서와는 다르게 아이 중심이 아닌 엄마, 한 여자, 사람으로서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다. 연년생 두 딸을 양육하면서 하루에도 열 두번 자아분열을 하는 나로서는 이제 고요한.. 2012. 7. 25.
곰스크로 가는 기차 몇 일 동안 나는 산후조리원 결정문제로 머리 아프게 고민중이다. 100만원의 기회 비용 때문인 것인데, 내가 가고자 하는 병원 부속 조리원이 동네 근처 보다 비싸서 단박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1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수십가지가 떠올라 하루에도 몇 번이고 "그래 동네로 가자"고 했다가도 둘째는 더욱 산후조리를 잘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번복하길 계속. 남편은 1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가방을 포기하면 된다고 부추기기도. 머리는 계속 아프다. 사실 100만원.산후조리를 위해 그 정도 추가 투자는 내가 그간 일해온 것에 비하면 별 거 아니다. 건강을 위해 쓸 수 있는 비용이지만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올 댓 100만원. 그것도 대부분 시경과 관계된 것이라서-어린이집 2.5개월 비용과 맞먹네.. 2011. 8. 31.
빅 피처 2주 연속, 휴일에 출근해 밤 늦은 시각에 돌아왔다. 같이 일하는 동료끼리 우스개 소리로 'What for? 대체 무엇을 위해' 라며 한탄도 해 보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라며 자리에 앉아 파워포인트의 Ctrl+C와 V만.... 계속.... 머릿속엔 못다한 집안 일, 시경 생각이 교차하면서 내가 잘 살고 있는가 반문해 본다. 2002년을 기억하는 우리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잘 알고 있지만, 내 삶에도 적용될지는 .....글쎄 의문이다. 빅 피처의 주인공 '벤'은 중형차 세단 광고에나 나올 법한 삶을 살고 있다. 안정적인 직업, 높은 연봉, 교외의 주택, 사랑스러운 아내와 두 아이. 그럼에도 그는 어린 시절부터 소중히 간직해온 '사진가'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못한다. 지하실에 고가의 장비와 암실.. 2011. 8. 22.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시경이는 오늘부터 어린이집에 입학(?) 했다. 이제 만 15개월인데, 너무 일찍 보내는 것은 아닌가 싶어 맘이 짠하지만, 엄마도 힘들어 하시고 두 달동안 아침마다 시댁에 가던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시경이 집에서만 있기 답답할 것 같아 남편과 고민끝에 결정을 했다. 하지만, 광복절에도 오후에 나와서 밤이 넘어서까지 일하고, 사실 지금 이 시각도 회사에 남아(내가 맡은 부분은 끝났으나 같이 하는 팀 프로젝트라 --; 별 도움 안되는 책임임감) 시경이를 돌보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뿐이다. 그렇지만, 옆에서 꿋꿋히 일하고 계시는 팀장님을 보면-그녀의 아들은 16개월-나만의 일이 아니기에... 주말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를 보면 저자는 결국 한국사회에서 워킹맘의 현실을 직시.. 2011. 8. 16.
진보집권플랜 난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 라고 종종 입버릇 처럼 이야기 해왔다. 그 옛날 민주화 운동을 하던 분들이 나를 보면, 혀를 끌끌 차겠지만 정치에 관심 없다고 이야기 해도,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는 전혀 '흉'이 되지도 않았고 내게 정치는 그저. 국회의원들의 몸싸움, 막말, 밥그릇쟁탈전 등으로만 생각되었으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 날. 친구들끼리 이번에는 선거했다..고 말할 정도였던 내가 아기를 낳고서야. 조금 달라졌다. 정치의 향방과 수준이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제야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창간자인 오연호 기자와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의 조국 교수의 대담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 부담없도록 쉽게 씌여져 있다. 우리 시경이가, 시작부터 불공정한 레이.. 2011. 3. 6.
청춘의 독서 요즘 유명인사를 비롯해서, 평범한 직장인까지 서평 에세이를 내는 것이 유행처럼 되버린 것 같다. 내가 읽은 책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보았을까. 호기심에 대충 훑어보는 정도였는데. '청춘의 독서'는 의자를 당기고 바르게 앉아 꼼꼼히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야 할 것 같았다. 대학 시절에 이런 책을 보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14권의 책중, 가장 인상깊은 책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최근 들어 전해오는 흉흉한 소식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보이는 것과 진실의 거리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이것은 문명의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위대한 책을 남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 책들에 기대어 나름의 행로를 걸었던 내 자신과 .. 2010. 4. 1.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김영하의 시칠리아 여행기이다. 사실, 난 여행기는 그닥 즐겨 읽지 않는데. 그의 다른 여행기들도 읽지 않았고. '시칠리아'가 주는 묘한 기대감에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그가 상상했던 대로, 따사로운 햇볕과 사이프러스, 잔잔한 지중해, 언덕 위의 올리브 나무 신선한 와인과 맛있는 파스타... 마흔의 나이에 아쉬울 것이 없는 환경- 잘 나가는 소설가이자 국립예술대학교 교수,라디오 문화프로그램 진행자- 누구나 부러워 할 위치였지만, 그것이 자유로운 영혼인 그를 숨막히게 했다고 한다. "저주의 대가로 월급과 연금을 보장받고 꽤 쏠쏠한 출연료를 받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뒤통수 어딘가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기분이었다. 쉬익쉬익, 기분 나쁜 바람 소리가 들렸다." 모든 걸 훌훌 털고 아내와 시칠리아로 향하는 그를 .. 2010. 3. 23.
오뒷세이아 오뒷세이아는 '오뒷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으로 기원적 700년경 씌어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전처럼, 책은 읽지 않아도 스토리는 대략적이나마 알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완독해 보기로 했다. 일리아스가 트로이 전쟁을 다룬 서사시이기 때문에 일리아스를 먼저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오뒷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를 고안해 승리를 이끈 오뒷세우스가 전쟁이 끝난 후 귀향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까지 10년 동안 바다에서 온갖 고초를 겪게 되며, 변사또의 수청을 거부하여 옥에 갇힌 춘향이를 구하듯 본인이 없는 왕궁에서 그의 아내(페넬로페)에게 구혼을 하며 살림을 거덜내고 있는 구혼자들을 처단한다. 페넬로페는 서양에서는 우리의 춘향이와.. 2010. 3. 19.
행복의 정복(Conquest of Happiness) 제목을 보며, 참 오만하게도 지었다 라는 생각을 했다. 행복을 정복 할 수 있다니! 대단한 사람이군 평생 40여 권에 이르는 수 많은 철학자요, 195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대단한 문필가인 버트런드 러셀(나는 그가 누군지, 책을 보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아 이런 무식함이여) 저자는 불행의 여러 요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독자로 하여금, 본인 스스로에 맞게 최적화된 행복 찾기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라고 말한다. 참 쉽죠잉? ㅋ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래 이거야!' 라는 Tip 보다는 흐릿한 안경을 닦을 수건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기분이랄까? 그럼에도, 여타 다른 책들처럼 구태의연하지 않아서 좋다. -신께 가호를 빌고 의지 하라던지(참 러셀은 무신론.. 2010. 3. 9.
장미의 이름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몇 년 전부터 꼭 읽어야지 벼르다가도, 깨알같이 달린 주석 앞에 망설이기만 수 차례. 드디어 해치웠다. 그래 해치웠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호두 한 바구니를 선물로 받았는데 먹고는 싶지만 일일이 망치로 부숴가며 까먹기 귀찮아 미뤄뒀다가 정신없이 와구와구 먹은 느낌? 소화는 잘 안되 꾸역거리면서도 약간의 성취감에 만족하며~ 남편은 영화로 먼저 봤다면서, 태교에 좋지 않은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며 걱정했지만.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1327년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묵시록의 예언과 같이 수도사들이 죽어나가는데.. 처음엔 단순하게 치밀하게 계산된 추리소설.......... 이라고 생각했지만 추리소설로만 한정짓기엔 부족하다. 중세시대 .. 2010.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