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딸과함께 63

2024년 부산 여행(02.19~02.20)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콧은 좋은 엄마가 되려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당히 좋은 어머니'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위니콧은 아이에게 적당히 좌절을 경험하게 하는 보통의 어머니가 되는 것이 최선의 양육이라고 했다. 아이도 언젠가는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완벽한 엄마보다는 빈틈이 있는 엄마를 통해 비로소 아이는 성장할 수 있다. p174 - 마흔의 문장들 / 유지현 아이들 개학하기 전 어디라도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남편 일정상 함께 가기 어려워 주자매와 나만 셋이 1박 2일 '부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우연히 SNS에서 보게 된 스카이캡슐이라는 모노레일 기차를 보고 '저거다!' 하.. 2024. 2. 21.
아이들은 자란다 13 는 계속 진화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앨리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상한 나라에서 그리폰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부탁했을 때, 앨리스는 그날 아침의 모험 이야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어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무의미해. 어제의 나는 다른 사람이었으니까." -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 데이비드 앱스타인 지음 경선생은 중학교에 입학했다. 유치원 졸업 때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졸업 축사를 읽다가 울기도 했는데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어머니는 이성적이 되었다고나 할까. 졸업식에도 참석했으나 대견한 마음만 가득했다. 시크한 아이는 친구들과 졸업 사진 찍기도 한사코 손사래를 치더니(겨우 몇 컷만 찍고) 중학교 입학 이후에는 같은 학교에서 배정받은 아이들과 입학식 첫날부터 마라탕을 먹고.. 2023. 3. 20.
2022년 제주 여행(07.31~08.05) 코로나로 외국 여행은 언감생심 제주라도 갈 수 있음에 감사했지만, 비행기 값이며 숙소, 렌트비 너무 올라 잠시 멈칫했으나 그럼에도 즐겁게 준비했다.(사실 여행의 실제 준비는 남편이 했고, 나는 여행을 위해 설레는 마음만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제 따로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의 편린들이 혀의 미뢰로 남아 음식점만 떠올리게 된다. 장소와 음식점, 가족들의 소중한 얼굴을 함께 종합하여 기억하는 노력을 기울여 보기로 한다. 제주 여행 1일 차 당일 아침 남편이 김포행 리무진 버스를 미리 검색해 보지 않았다면 낭패일 뻔했다. 어느샌가 좌석버스도 예약 시스템으로 변경되어, 미리 좌석 예약을 안 했으면 입석도 불가.. 준비성 철저한 남편 덕에 무사히 공항에 도착하여 제주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 2022. 8. 20.
아이들은 자란다 12 아이들은 이제 6학년, 5학년이 되었다. 경선생이 벌써 6학년이라니! 내년에 중학생이 된다. 유치원 졸업 축하 글 쓰면서 줄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난 2월 경선생은 피아노 학원에서 주최하는 연주회에 참가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아이들이 꽤 훌륭한 연주를 펼쳤는데 각각 아이들 곡과 분위기에 맞게 드레스와 턱시도도 준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내 키만큼 훌쩍 큰 아이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와 연주회를 하는 장면을 보니 뿌듯하고 대견하고... 시봉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도한 회장 선거에 이번에도 도전해서 당당히 회장이 되었다 . 2학년 때는 1표를 받았는데 그 표도 본인이 투표한 거라서 책상에 엎드려 울었다는 우리 둘째. 귀엽고 사랑스러운 우리 둘째도 이제 .. 2022. 3. 15.
2021년 경주여행 '경주'는 늘 설레임을 주는 곳이다. 결혼 전에 남편과 다녀온 이후로 4~5년 주기로 방문 하고 있는데 동궁과 월지, 첨성대 앞에서 찍은 가족 사진을 보면 아이들의 성장과 우리 부부의 노화 과정이 여과없이 보여 여러 생각이 들지만 ㅎㅎ 원래는 10월 초, 4박 5일 일정으로 길게 경주를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추석 연휴 뒤로 휴가를 내어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그 유명하다는 황리단길도 방문하리라 결심하고~ 여행을 갈 때 마다 사진만 찍고 따로 기록을 남기지 않아 블로그에라도 올려본다. 여행 첫 날 (09월 22일) 늘 그렇듯, 여행 가는 당일 새벽에는 깨우지 않아도 시봉이가 콩콩 달려온다. 안방으로 건너오는 그 발소리에도 신남이 묻어 있다. 아침부터 텐션 최고조인 상태, 우리집에서 시봉이가 없으면 그.. 2021. 10. 3.
내가 살다 살다 이런 일이 시봉이는 주 2회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집 근처에 있는 곳과는 다르게 엄마가 직접 데려다 주고, 수영복 갈아 입고 씻는 것도 도와줘야 하는 시스템이라 수영장 가는 날은 마음이 분주하다. 경선생 줄넘기 학원에 데려다 주고 집에 돌아와 간식 먹고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있는 시봉이를일으켜 다급히 수영장에 갔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시봉이의 페이보릿 어피치 수건, 갈아 입을 속옷, 드라이기, 수영 끝나고 먹을 간식인 치즈까지 다 챙겨 와 놓고서는가장 중요한 '수영복'을 놓고 온 것. "엄마 다시 집에 갔다 올테니, 잠깐 기다려줄래?""아니. 괜찮아. 오늘은 하루 쉬지 머(어깨를 으쓱하며)하하 참(이마를 치고서는) 내 살다 살다 이런 일이(고개를 저으며)" 다음 주면 태어난지 만 칠년이 되는 시봉의 입에서 그런 말.. 2018. 11. 13.
아이들은 자란다 11 비오는 목요일오늘도 어김없이 경선생은 비오는 날은 특히 더 늦기 싫다고 우산을 쓰고 먼저 나가고시봉은 '언니 잘 가' 배웅을 하며 양치를 한다. (학교 가지 않는 것 같다?!)일학년이 된 시봉은 입학한지 2주째인데 언니와 딱 하루만 등교를 같이 하고 나머지 날들은 엄마 속을 태우며 9시 종 치기전 아슬아슬 들어간다. 지난 주에는 꼭 학교 가야 하냐고. 하루 쯤 쉬면 안되냐고 묻기도 하고.어제는 반 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싶다고(아니 벌써?) 언제 올 수 있냐고 일정을 확인한다. 운이 좋은지 시봉이 그토록 애정하던 어린이집 남자친구가(다른 어린이집 갈 때 얼마나 힘들어 했던지) 같은 반이 되었다. 매일 그 친구 자리로 가서 보드게임도 같이 하고 논다며 학교 생활을 즐겁게 이야기 해 준다. 태권도 학원 친구들.. 2018. 3. 15.
아이들은 자란다 10 음식을 맛보며 과거를 떠올린다는 건, 그 음식 자체가 그리운 게 아니라 함께 먹었던 사람과 분위기를 그리워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한다. 언어의 온도 / 이기주 나는 외할머니가 해 주신 등뼈찜, 꿀처럼 과즙이 줄줄 흘러내리는 탐스런 복숭아(나를 주려고 아껴두었다가 몰래 하나씩 꺼내 주셨다), 찜기에 푹 익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술빵,아랫목에 말린 고구마 말랭이 등이 가끔 생각난다. 그것 뿐인가. 시어머니가 해주신 해물찜이며 겨울에 주로 먹던 콩비지김치찌개, 기름 한 방울 없이 깨끗하게 끓인 양지 미역국. 아빠랑 같이 가서 먹었던 아구찜, 떡갈비와 동치미, 말린 박대를 프라이팬에 구워 고추장에 찍어 먹었던 맛.당시에는 고등어 따위는 비려서 먹지도 않고 다 버렸는데, 마트에서 .. 2017. 11. 24.
미국에 다녀왔습니다(4) 17.08.14-08.26 토요일 오전 LA 공항에 가야 했기 때문에여행의 마지막 날인 금요일은 쇼핑과 수영으로 마무리 하기로 했다. 저녁은 비치에서 선셋을 보며 버거를 먹기로 했는데 아쉽게도 안개인지 구름인지 잔뜩 올라와 타는 듯한 노을은 보지 못했다. 조카들은 목요일부터 개학을 해서 이른 시간 시누는 도시락 준비에 바빴는데 미국이나 한국이나 학생들에게 학교는 가기 싫은 곳 같다. 3개월 간의 길고 긴 방학이 끝나는게 아쉬웠는지 학교 가기 싫어를 연발하는 조카 옆에서경선생도 자기 역시 학교 가기 싫다고 따라 말하고, 시봉이는 한술 더 떠 한국 가기 싫다고. 그랜드캐년과 라스베가스에 다녀오신 아버지는 가이드가 있었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우셨던지내년에 큰 조카와 함께 다른 곳에 가시겠다고 다짐을 하셨다. 카지노에서 .. 2017. 9. 1.
미국에 다녀왔습니다(3) 17.08.14-08.26 우리부부는 아이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 정도만 다녀오려고 했었기 때문에주일 교회에서 만난 분들이 입을 모아 '호호호, 그래서 어디 갈 계획이에요?' 라고 질문할 때 '디즈니랜드요'라는 대답을 했었다. 서로 따스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하하하 그리고 또 어디요?" 라는 물을 때는 어색하게 웃으며(우리는 한 번 더 질문을 받게 될지 몰랐으므로) 우물쭈물 말끝을 흐리고.선물 사고 남은 돈은 아껴서 누나를 주고 가자는 남편의 말에 동의 했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보고 싶다는 나의 말에 7시간은 운전은 싫다며 단칼에 거절하는 남편이었으므로무언가를 보고 가야 한다는 의지는 꺾였고. 새벽 6시 30분에 출근하며 빨리 퇴근해도 밤 10시가 넘는 시각.출퇴근만 지하철에서 4시간 가까이 쓰.. 2017.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