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35 결혼 16주년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의 "자아는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을 통해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말을 결혼 생활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결혼 생활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을 통해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다." 남편도 나도, 이 순간 이 결혼을 유지하기로 선택하고 있는 존재다. 언제든 서로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정감의 무게에 잊혀 버린 관계의 긴장감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1년에 하루쯤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결혼기념일에 결혼 연장 계약서를 쓰면서 서로가 계속 이 결혼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기념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흔의 문장들 /유지현 2월 23일 결혼기념일 올해는 16주년을 맞이한 기념으로 16km를 달려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2024. 3. 17. 결혼 15주년 I know you. With every passing moment, you fear you might have missed your chance to make something of your life. Every rejection every disappointment has led you here. 난 당신을 알아 늘 뭔가 이룰 기회를 놓쳤을까 전전긍긍하지 모든 거절과 모든 실망이 당신을 여기로 이끌었어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중에서 아이들과 함께 거실 한 면을 스크린으로 만들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앤 워스 영화를 감상했다. 정적인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혼돈의 도가니. 양자경의 멀티버스 세계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아이들과 같이 본 것을 후회했으나... 운전 .. 2023. 3. 25. 결혼 14주년 요는 우리가 항상 상대방이 무엇을 해 주길 원한다는 점이다. 결혼은 우리에게 어떤 지위를 부여한다. 일단 결혼을 하면 불행하거나 외롭거나 기본적인 존재의 위기를 겪으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다(필연적인 결과지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당연히!) 배우자 탓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을 기대하면 어떤 것에서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불가능한 기대감을 싹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빌 게이츠를 섞어놓은 사람을 상상하는 대신 내 곁에 있는 남편의 진가를 알아보기로 했다. 문 앞에서 진흙 묻은 부츠를 벗고 들어 올 줄 아는 남편 아닌가 -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제니스 캐플런 매년 결혼기념일에는 호텔에 가서 1박 하고 여유롭게 조식을 먹은 후 체크아웃 .. 2022. 2. 28. 결혼 10주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안나 카레리나 / 레프 톨스토이 (민음사, 연진희 번역) 나는 어떤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나. 신혼초기에는 세계여행이라는 곰스크에만 빠져 모든 것이 불만스러웠고 10년 후의 미래 따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막연하게 결혼 10년 전후로 곰스크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혼자만의 야심찬 목표만이 있었을 뿐.그러나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은 미흡했고 매년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으며 곰스크는 작년에 미국여행으로 수정이 되었다. 남편이 가까운 해외라도 다녀오자 했지만주자매와 함께 가는 여행은 아직까지 훈련에 가깝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하고친정엄마께 아이들을 부탁하고 2박 정도 호텔에서 쉬기로. 결혼 기념일 당일은 시봉 졸업도 있어서.. 2018. 2. 23. 결혼 9주년 결혼 9주년2월 한 달 경의 졸업과 입학 준비. 신규 상품 오픈과 프로모션등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서 대망의 기념일이 다가오는데도 숙소 예약도 제대로 못했다.숙소 예약을 내가 하기로 했기 때문에 '나만 믿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이러기냐'라는 남편의 질타가 있었지만9년을 살아놓고도 늘 그런 기대와 희망을 잃지 않는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의 허술함을 언제나 송곳같이 지적하지만 그래도 전에 비해 많이 무뎌졌기 때문에 고맙다. 급하게 남편이 알아본 곳은 광화문의 프레이저 플레이스서울 1박 2일 도심여행 컨셉으로 아이들과 광화문 교보문고에도 가고숙소에 있는 풀에서 수영도 하고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고 할아버지댁에 들렸다 집에 오기로. 주자매와 동행하지 않았더라면여유롭게 사우나를 하고 신작 영화를 보면서 각자.. 2017. 3. 14. 결혼 8주년 "먼저 전화를 드리는게 예의인줄은 아나 제가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적응을 못하고 심한 목감기에 걸린 상태라전화드리면 흉칙한 목소리에 놀라실거 같아서 이렇게 메일로 대신합니다." 소개팅 전메일로 먼저 양해를 구하고 만날 날짜와 장소를 물었던 '그'와만 8년을 함께 살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을 친정엄마에게 맡긴 후 2박 정도 강원도라도 다녀오고 싶었지만주중에도 야근이다 뭐다 해서 늦기 일쑤라 차마 말은 못꺼내고작년 처럼 호텔에서 하루 쉬기로.그래 하루가 어딘가. 아직도 주시성의 발차기에 7시간 이상 꿀잠도 못자는데쾌적하고 아늑한 곳에서 온전히 쉴 수 있을것이란 기대감으로 2월을 버텼다. 그저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아(라고 말은 그렇게 해 놓고)호텔사이트를 검색해 보면서 이번에는 다른 곳을 어.. 2016. 3. 4. 결혼 7주년 결혼한 지 만 7년이 되었다. 럭키세븐, 행운의 숫자 7. 설 연휴 다음 날이 결혼기념일. 친정엄마께 아이들을 맡기고 하루 휴가를 내어 서울 시내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설 프로모션 상품으로 구매한 광진구에 있는 호텔로. 처음엔 W호텔인 줄 알고 반색했지만 아쉽게도 그 뒷편이라는. 하지만 그것도 어딘가. 주자매의 참견 없이 오붓하게 맥주 한 잔 하고 각자 하고 싶은 것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단 몇 시간의 여유라도 가질 수 있다는 기대 하나로 설 연휴가 끝나가길 기다렸다. 정말 이럴 때는 호흡이 척척. (나중에 남편과 이야길 하다보니 호흡이 척척은 내 착각. 남편이 거의 모든 준비를 하고 나는 뒤늦게 허둥거리며 내 짐만 겨우 챙겨 넣는다는) 뭐 그래도. 날이 날인만큼 늑장부리는 와이프에게 관대.. 2015. 3. 9. 8월의 데이트 어린이집 방학에 내가 휴가를 미리 앞당겨 쓴 터라 남편 휴가 기간 동안 이틀간은 회사에 출근해야 했다. 고작 하루(실상은 반나절)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둘 만의 데이트를. 회사 단체 관람으로 본 겨울왕국 이후로 극장에 간 일이 없기 때문에 요즘 많이 본다는 '명량'을 보기로. 7년전에는 연간 개봉작 라인업을 꿰고 있었는데 이제는 개봉작을 관람할 수 있기만 해도 감사하다니. 회사 커피숍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서 가까운 영화관에 가서 영화표를 예매하고 남편이 호기롭게 팝콘을 사준다고 했으나 예의상 거절하고(한 번 더 물어봤으면 먹었을지도 모르나) 영화가 시작하자 뒷자리의 빈 커플석을 호시탐탐 노리다가 자리 옮기기. 최민식의 연기는 매우 훌륭하지만, 이순신 장군으로 보이진 않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가.. 2014. 8. 17. 결혼 5주년 2월 23일, 토요일 오전에 결혼한 우리는 5년 만에 아이 둘을 데리고 제주에서 살고 있다. 5주년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던 건지, 몇 주 전부터 결혼기념일에 대한 알람을 주던 남편은 예상과 다르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나는 전부터 계속 블링블링한 그것을 바라고 있다!- 당일이 되서야, 느긋하게 '어딜 갈까?' 내게 물었다. 친정엄마가 주신 3시간의 자유시간. 지난 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서귀포 '안트레'에 가서 돈까스를 먹기로 급 결정. 결혼기념일이 되서야 아내가 먹고 싶어하는 걸 사주는 매우 자상한 남편으로 잠시 돌아온 그 덕분에 오픈 30분 전에 도착, 대기표 1번을 뽑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나눠마시며 올레길을 거닐고, 바다를 배경으로 서로의 모습을 찍어주었다. 늘 사진을 찍지만, 피사체가 무엇이라.. 2013. 2. 25. 그랜드힐튼호텔에서-1박 2일 결혼 4주년을 맞이하여 남편이 건네 준 선물 사실 나는 '투명하면서도 블링블링하여 나의 쇄골에 잘 어울릴 그것'을 바랬지만 그는 가족 모두의 선물을 준비했다. 그랜드힐튼호텔 숙박권 신혼 첫날밤을 여기에서 보내고, 한산한 수영장과 조식에 반해 그 해 가을 다시 한번 찾았었던 우리만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두 아이를 데리고 과연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이번 처럼 샌드위치 휴가 내기 쉽지 않을거라는 남편의 말에 크게 끄덕여주며 휴... 아쉬움이 담긴 한숨을 몇 번 토하듯 내쉰다. 이번이 마치 마지막 기회라는 듯. 이럴 때는 정말이지 호흡도 척척. 남편은 짐싸기 신공 발휘 1박 2일인데, 장기 여행 떠나는 사람마냥 어깨에 배낭, 두손 가득. 다 우리 딸래미들 옷가지와 기저귀 등등 그래도 마.. 2012. 3. 5.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