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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그랜드힐튼호텔에서-1박 2일

by 와락 2012.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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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주년을 맞이하여 남편이 건네 준 선물
사실 나는 '투명하면서도 블링블링하여 나의 쇄골에 잘 어울릴 그것'을 바랬지만
그는 가족 모두의 선물을 준비했다.

그랜드힐튼호텔 숙박권

신혼 첫날밤을 여기에서 보내고, 한산한 수영장과 조식에 반해 그 해 가을 다시 한번 찾았었던
우리만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두 아이를 데리고 과연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이번 처럼 샌드위치 휴가 내기 쉽지 않을거라는 남편의 말에 크게 끄덕여주며
휴... 아쉬움이 담긴 한숨을 몇 번 토하듯 내쉰다. 이번이 마치 마지막 기회라는 듯. 
이럴 때는 정말이지 호흡도 척척. 남편은 짐싸기 신공 발휘

1박 2일인데, 장기 여행 떠나는 사람마냥 어깨에 배낭, 두손 가득.
다 우리 딸래미들 옷가지와 기저귀 등등
그래도 마음은 가볍고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가 마냥 반갑기만 하다는.

이그제큐티브 룸인데, 창문으로 내부순환로가 보인다.
두 딸과 함께 아빠 미소 짓고 있는 남편



애기들 때문에 트윈룸으로.
시성아 넌 잠깐 누워 있어

우리의 예상대로 한산한 수영장.
유아풀에서 아빠랑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시경

감기로 몇일 고생해서 살이 빠졌다 생각했지만
...



도로위 자동차의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
시성이의 눈썹도 실룩거리기 시작


 

뭐 먹고 싶니.
조식 뷔페에서 제일 먼저 고른 초코 머핀




리모델링되서 룸은 쾌적했고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수영장은 여유롭고
조식은 깔끔하게 잘 나오고
야경도 이 정도면 굿굿

아이들만 더욱 잘 잘주었다면
낯설은 공간에서의 하룻밤이 조금은 버거운듯
아이들의 뒤척거림에 잠을 자도 잔게 아니었지만

간만에 집을 벗어나서
남편과 결혼 4주년을 돌아보며 두런두런 이야길 나누니
나는야 행복한 뇨자였다.


물론
그로부터 24시간 후
다시 원점, 집으로 컴백해 멘탈붕괴를 일으키는
네버엔딩 집안일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한 여자라고 계속 되뇌여본다.
(블링블링하고 투명한 그것을 받았더라면 한 달 이상 행복한 여자였을텐데.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