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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8

태어난지 일주일 태어난지 일주일째 찍은 사진이다. 오늘은 9일 되는 날. 아직은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남편도 마찬가지인 듯 싶고 몹시 괴로웠던 일주일간의 (악몽같은) 시간들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아 너무 힘들었어. 뱃속에서부터 꼬물거리던 미지의 존재가 이렇게 실체가 되어 내 앞에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정말 내 아기 맞아?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다니.. 내 참.. 내가? 아직도 의문스럽지만, 앞에서 먹겠다고 입을 아기새처럼 조악거리며 달려드는 아이를 보며 더욱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중한 책임감과 동시에 태어난지 열흘도 안된 이 꼬마인간에게 무한애정을 느끼며 하루를 보낸다. 앞으로 우리 잘 살아보자. 2010. 5. 29.
네오를 만나기 10일전 원래 예정일은 6월 1일이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5월 20일에 네오와 만난다. 5월 20일은 내 생일이기도 해서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지만 (자식 생일에 뒤로 밀려, 미역국도 제대로 못 얻어먹을까 싶어) 어찌 어찌 내가 태어난 날에 첫애를 낳게 된다. 아직 더 살아봐야 하지만 네오의 인생은 반짝거리고 황홀했으면 싶어서 처음엔 생일이 같다는게 약간 찜찜했으나. 세 번의 고비를 넘기고도, 뱃속에서 너무나 잘 버텨온 아이를 생각해보면 힘든 역경도 잘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반짝거리던, 물 흐르듯 잔잔하든, 폭풍이 몰아치듯 격정적이든 본인이 알아서 살아가야겠지. 4월부터는 애기 낳고는 정신이 하나도 없을것이라는 주변언니들의 조언을 듣고 닥치는 대로 육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한 30여권 정도 읽으니..... 2010. 5. 10.
멈출 수 없어 이제 30주에 접어 들었다. 내 머리속에는 온통 '단 음식'들 뿐이다. 밀가루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빵종류는 특히 별로 땡겨하지도 않았는데 머리속을 떠다니는 것들은 '케잌,빵,국수' 등이다. 집에서 쉬면서 2주에 체중이 2kg나 늘었는데 체구가 작은 내가 이렇게 살이 찌면 출산때도 위험하다며 간식은 하루에 사과 한 개만 먹으라는 의사선생님....의 가혹한 말씀. 집에서 잘먹고 잘 쉬라면서, 나의 위시리스트 들을 사주던 남편은 옆에서 쾌재를 부르는 듯.... 이제 과일은 온통 그의 차지,냉동고의 아이스크림도.... 폭주 기관차 처럼 그치지 않고 내달리기만 하는 나의 식욕. 언제쯤 멈추려나 사실 방금 전에도, 너무 출출해서 시리얼을 게 눈 감추듯 한 사발 비워버렸다. 네오도 이런 나의 식욕을 아는지 음식.. 2010. 3. 18.
결혼 2주년 "당신과 함께 하는 삶이 저는 참 재미있어요" 그가 결혼 2주년 축하 메일에 써 준 글이다. 하루 종일 누워 '절대안정'을 취해야 하는 나 때문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은 꿈도 못꾸고... 집에서 소박하게 축하했다. 결혼 하고 2년 동안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회사 선배인 '대인배 김선생'에 비하면 아직 멀었지만. 그녀의 몇 가지 어록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대출은 최서방이다.평생 함께 짊어지고 갈 짐이다.'(최서방은 그녀의 남편을 지칭), '남편이 가여워지면 게임 끝이다.(그녀의 시누이가 그녀에게 전했다는)' 양말을 뒤집어 세탁기에 넣어도 양변기를 매번 올려놔도 화장실 휴지가 떨어졌을 때 새걸로 교체해 놓지 않고 내가 먹을려고 아껴 놓은 주스 마지막 한 .. 2010. 3. 1.
엄마를 부탁해 모든 것은 다 주님의 뜻이려니. 요즘 나의 모토다. 막상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 마치 내가 대단한 믿음의 소유자 인 듯 보여 낯이 간지럽긴 하지만 네오가 생기고 부터는 정말이지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사건들이 펑펑 터지는 데.. 입원만 벌써 세 번째. 이번엔 정말이지 네오가 뱃속에서 사라져 버린 줄 알았다. 이렇게 엄마가 되는 게 힘들다니 주변 언니들 말론 낳고서부터가 시작이라던데 다행히 네오는 무사하고 2시간마다 맥박수 확인 및 약을 챙겨주며 지나치게 보살펴 주시던 간호사 분들을 뒤로하고 오늘 퇴원을 했다. 남편은 내가 회복되자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나를 부러워했지만 실상 토막잠의 연속이라 오히려 난 더 피곤했다. 그래도 연휴 전날 퇴원을 해서... 이렇게 일상.. 2010. 2. 12.
네오가 생기고 달라진 점 현재 21주, 6개월이 조금 지났다. 몸무게는 임신 전 대비 3kg 이 늘었고 천천히 몸을 움직여서 그런지, 그만큼 말도 느리게 하고 더불어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전보다 여유가 생긴 듯 피부는 까칠하고 창백해 졌고 부쩍 기미, 잡티가 얼굴을 장악하고 몸매는 펭귄과도 같이 바뀌어져가며 뒤뚱거리기도. 밤마다 잠을 설쳐서 계속 이상한 꿈의 나라로 빠지고 네오의 태동에 자주 깬다. 존재감은 확실한데 아직은 뱃속에 있어서 그런지 가끔 임신한 사실을 잊기도 한다 다시는 입원하지 않고 잘 있다가 6월 초에 만나게 되길 바랄 뿐. 2010. 1. 19.
장한나 첼로 리사이틀: Brahms Sonata 연말도 다가오는데 네오를 위해 좋은 공연을 봐줘야 되지 않겠냐는 나의 부탁에 너그럽게 예매해 준(비롯 B석이었으나.) 남푠 덕에 본 장한나 첼로 리사이틀 클래식에 대해선 우리 둘 다 잘 모르기도 하고 특히나 첼로 독주회는 첨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가 너무나 열정적인 연주를 해 주었기 때문이겠지.. 악장사이에는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는 정도의 기초 상식만 갖춘 우리들이라 그래도 가기 전에 어떤 프로그램을 연주하는 지는 알고 가야 되지 않겠냐 싶어 미리 연주 음악도 챙겨 듣고 그랬다. 북유럽의 쓸쓸한 정서가 가득한 브람스의 첼로 연주라 머 들었던 음악대로 연주해 주겠구나 했는데.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한 '장한나'양의 공연을 보고 있노라 문외한인 나도 '감동'비스무리 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늦게.. 2009. 12. 6.
네오 이야기 예상치 못한 일이라 급작스럽고, 당황스럽기도 하고...만감이 교차했다. 조심조심 하며 지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에는 입원까지 했다. 끈질긴 녀석... 잘 버텨주고 있어 고맙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태교는 못하고 있지만 재미있게 일 하면서 즐거운 생각을 많이 해볼까 한다. 지금까진 즐기기는 커녕 해치우기에 급급했다면 말이다. 난 평소에 아기도 안 좋아하고 호불호도 강하고 편견도 심하고 편식도 잘하고 등등 나열 하자면 끝이 없는데 과연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싶지만.. 이것도 네오의 운명이지 후훗 네오 12주 동영상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19945529&lu=m_pcv_main_goOriginLink 2009.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