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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함께

2022년 제주 여행(07.31~08.05)

by 와락 2022. 8. 20.

코로나로 외국 여행은 언감생심
제주라도 갈 수 있음에 감사했지만, 비행기 값이며 숙소, 렌트비 너무 올라
잠시 멈칫했으나 그럼에도 즐겁게 준비했다.(사실 여행의 실제 준비는 남편이 했고, 나는 여행을 위해 설레는 마음만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제 따로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의 편린들이 혀의 미뢰로 남아 음식점만 떠올리게 된다.
장소와 음식점, 가족들의 소중한 얼굴을 함께 종합하여 기억하는 노력을 기울여 보기로 한다.

제주 여행 1일 차

당일 아침 남편이 김포행 리무진 버스를 미리 검색해 보지 않았다면 낭패일 뻔했다.
어느샌가 좌석버스도 예약 시스템으로 변경되어, 미리 좌석 예약을 안 했으면 입석도 불가..
준비성 철저한 남편 덕에 무사히 공항에 도착하여 제주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나는 첫날 리무진 버스를 타면서부터 멀미가 시작되었는데, 제주 돌아 오는 순간까지 계속되었다.
아마도 냉방병 아니었을까 싶다.

도착해서 제주시 탑동 해안로에 위치한 숙소로 출발.
시설은 좀 낡아도 뷰 하나는 정말 멋있다.
짐 풀고 좀 쉬고 난 후 제주도민으로 살고 있는 동생 만나 용출 횟집으로 이동.
가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한데
나오는 반찬이 전에 비해 줄어든 것 같은 건 느낌이려나...
여전히 깔끔하고 일하시는 분들도 매뉴얼 따라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음식도 맛나다.
식사 후 해변가 도로에서 동생과 함께 디저트도 먹고 다시 숙소로 이동했다.
여행 첫날, 피곤함에도 기운이 나는 둘째가 찍은 사진만 수십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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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1일차


제주 여행 2일 차


아침에 눈 떠 남편과 산책 겸 해변가를 걷고 뛰었다.
조식 먹고 좀 쉰 후에 시봉이가 먹고 싶다 노래 부르던 성게국수 먹으러 출발.
동복리 해녀촌에 도착해 그리운 비빔 회국수와 성게국수를 흡입하다시피 하고
만장굴로 이동했다. 한 여름임에도 이렇게 시원하다니...
바닥이 미끄러워 예전에는 아이들 데리고 못 갔는데 이제 두 아이가 씩씩하게
왕복 2km 정도 되는 굴속도 잘 걷고 사진도 찍고... 언제 이렇게 컸나요.

만장굴 밖으로 나오니 그저 땀이 줄줄
자주 가던 카페로 이동해서 시원한 커피, 당근주스 마시며 쉬다 숙소 쪽으로 이동.
동생이 추천한 스누피 카페는 시간이 맞지 않아 다음 기회에 가 보기로 했다.
저녁은 순옥이네 물회에서 전복 된장찌개랑 전복물회로 대신했다.
아이들은 숙소에서 신나게 TV 시청하고 남편과 호텔 근처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도 받으며 호사스러운 둘째 날 저녁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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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2일차




제주 여행 3일 차


3일째 아침
시봉이 눈이 이상하다. 제주 출발 전부터 왼쪽 눈이 아프다고 해서 안과도 가고 내과도 가서 약 처방도 받았는데ㅠㅠ
결국 제주시 안과를 찾아 병원에서 약 1시간 30분 가까이 대기하고 진료를 보니 눈 다래끼라고...
항생제랑 먹는 약 처방받아 이동. 다른 숙소로 이동 전 제주시에서 승마를 해 보기로 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고 날이 더워 예약이 마땅치 않아 어려웠으나 네이버의 도움으로 극적 승마장 예약 완료. 승마 체험 수업보다 승마 교육을 주로 하는 곳이라 보호자가 대기할 시설은 미흡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시간을 주신 선생님들이셨다. 학교 주말 수업에서 승마 수업을 배운 것이 도움이 되었던 모양. 승마수업 마치고 점심은 추억의 연동 둘둘 김밥. 장소는 탑동 해변가 정자.
바다를 보며 먹는 김밥의 맛은 잊지 못할 것이다. 해변가 스벅에서 주차만 30분 대기하고 기다리다 커피 한 잔 하고(사람이 너무 많아 어제저녁의 고즈넉함은 느끼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 쉬다가 일몰을 보기 위해 해변으로 이동.
바닷속으로 씩씩하게 아빠 따라 들어가는 둘째와 달리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첫째.
나는 살짝 발만 적시고 모래사장 위의 돗자리에 누워 바람의 이동에 하염없이 움직이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저녁은 그토록 기다렸던 제주 사이 통닭. 예전 집에서는 배달이 되었는데 탑동 숙소에서는 안된다고 해서
남편이 직접 가지러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식어서 조금 아쉬웠다. 늦은 저녁이라 많이 먹지도 못하고...
주 자매 어릴 때 한 마리 시키면 온 가족이 맛나게 먹었는데 ㅎㅎ 그 시절이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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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3일차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망중한. 휴가란 소중한 것이다.





제주 여행 4일 차


아침에 일어나 남편과 해변가를 따라 가벼운 조깅을 하고(남편 속도를 따라가려니 사실 가볍지는 않았다...)
탑동 숙소에서의 마지막 조식을 먹고 신화 월드로 이동.
서쪽을 따라 내려가면서 동생이 추천해 준 아르떼 뮤지엄에 가기로 했다.
제주 내려오기 전 몸도 마음도 바빠서 계획은 거의 세우지 못했는데
나름 하루에 한 가지 이상 관광과 체험을 하고 있어 나름 뿌듯했다.

아르떼 뮤지엄은 기대를 하지 않아서인지 예상보다 더 좋았는데
마지막에 티까지 신청하길 잘 한 듯 싶다.
한 두어 시간가량 신나게 관람하고 잠시 차도 마시면서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으니.

숙소로 이동해서는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갈 기운이 없어
간신히 버거를 배달의 민족으로 주문해서 허기만 채우고
이제는 신화 월드의 상무님이 되신 H언니를 만났다.
남편은 얼마나 공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조직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그것도 남성 위주의 문화가 가득한 곳에서(나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버티고 지내다 보니 어느덧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삶에 대한 토로. 밤을 새도 부족할 것 같지만 다음 날 일정이 있어 헤어졌다. 그저 하던 일을 충실히 묵묵하게 하다 보니 어느새 일을 더 하게 되었다는 담담한 소회가 멋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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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4일차

제주 여행 5일 차


새벽에 일어나 신화 월드를 크게 한 바퀴 뛰었다.
남편 속도는 부담스러워 멀찌감치 따로 갔는데, 핸드폰을 가져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눈으로 열심히 담아놨던 제주 새벽. 아침 식사는 따로 조식을 신청하지 않아서, 주변에 유명하다는 서광 보말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역시나 오픈 시간 전 부터 줄이 서 있는... 오픈런해서 먹어본 보말 칼국수는 해장의 느낌이다.뚝뚝 끊어지는 면사리 식감도 좋아 비 오는 날에 생각날 것 같았다.

고대했던 워터파크인데 안타깝게 경선생이 갈 수 없게 되어
시봉이랑 남편, 나만 다녀왔다. 시봉이가 너무 신나 해서 덩달아 기뻤다.
오랜 시간 기다림이 힘든 것도 잠시, 물살을 따라 슝슝 내려가는 대형 튜브를 타고 남편, 아이와 함께
꺅꺅 소리를 질러본 것도 오랜만이다. 경선생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지만, 혼자 느긋하게 에어컨 빵빵 나오는
호텔방에서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있었으니... 그 시간도 나름 즐거웠을 것이다.

물놀이 후에는 짜장면을 먹고(유명하다고 해서 갔지만 기대보다는... 하지만 마지막 면발까지 다 먹었다)
잠시 쉰 후 오후에는 신화월드 테마파크에 가서 미니 롤러코스터 같은 댄싱 오스카부터 시작해서
바이킹인데 앞뒤가 아닌 옆으로 회전하는 오스카 스핀 앤 범프 등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여럿 섭렵했다.
난 각 2회 이상은 무리라 잠시 쉬었는데 아이들은 여러 기구를 돌아가며 도합 15회 이상을 탔다고 한다.
대단하군요 주자매.
저녁은 서귀포 대정에 사는 제주도민 동생을 만나 흑돼지를 먹기로 했다.
고기는 부담스럽다고 다들 말했지만, 막상 굽기 시작하자 누가 그런 말을 했었는지...(나를 포함)
꺼억 트림까지 하며 자리를 나서 친구들 과자 선물을 사러 대정 농협까지 이동했다.
이제 주자매는 친구들 선물도 챙기고 있다. 고학년이라 그런지. 친구가 소중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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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5일차

제주 여행 6일 차


어제와 같이 새벽에 일어나 남편과 신화월드 한 바퀴를 조깅하고
아침은 동생이 준 시나몬롤과 대정 농협에서 구매한 하우스 감귤로 대체했다.
더 사 올 것을. 남편이 말리지만 않았어도.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먹으면서 후회했다.
체크아웃 후 제주도립미술관에 들러 산책하고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제주 살 때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자주 가던 곳이라 친숙한데, 조형물은 그대로였다.
뷰는 멋지지만 맛은 별로 없었던 카페는 스킵하기로.


5박 6일
6일 차에는 어서 집에 돌아오고 싶었다.
숙소는 쾌적하고 좋지만, 어서 내 방의 침대에 누워 선풍기 바람을 쐬며 소설을 읽고 싶었다.



다음 여행이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가을에 가서 산굼부리도 보고
아이들과 예전에 찍은 사진의 배경인 오름을 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