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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함께 63

사슴벌레와 아이들 지난 주 남편이 텃밭에서 사슴벌레를 데리고 왔다.신기해 하면서도 꺅꺅 거리며 좋아하는 아이들.나는 곤충을 포함 설치류, 파충류 느므느므 무서워 하는 지라. 만져 볼 엄두도 못내고, 먹이(사과)도 친정엄마가 넣어 주셨다. 밤에만 활동하는 야행성이라 아침이 되면 죽은 듯 아무 움직임이 없고 저녁 8시 이후에 일어나 스스스슥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데그 덕분에 아이들이 책에서만 보던 사슴벌레의 '야행성' 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일주일 간 집에서 관찰하고(사실 주중에 텃밭에 다시 돌려보내기로 했지만 내가 엄두가 안나서)오늘 아이들이 직접 사슴벌레 집에(회사 텃밭 옆에 숲) 보내주었다. 집에 가져 온 날. 사슴벌레가 살던 곳의 솔방울과 나뭇가지 사슴벌레를 보고 흐뭇해 하는 주시성 집으로 돌려보내는 아이들... 2014. 10. 19.
아이들은 자란다5 추석 연휴 전후로 시댁식구들이 내려와서 재미나게 놀고 연이어 이모가 와서 주말 내내 알찬 시간 보낸 주씨 자매들은어린이집이 싫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배가 갑자기 아프다는 둥너무 졸려서 어린이집에 갈 수 없다는 둥맨날 싸우면서도 이럴 때는 쿵짝이 정말 잘 맞는 자매님. 업무 파일을 찾느라 폴더 검색하다작년 이맘 때 찍은 아이들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아니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어렸었나. 불과 일년 전인데... 부쩍 자라는 아이들. 최근 발레를 시작한 주시경.토요일 하루, 약 40분 수업에 온 세상을 가진 듯 행복해 한다.샤방샤방 날리는 발레복을 입고 발레슈즈를 신고 시크릿쥬쥬 주인공 코스프레 중 이모가 찍어준 폴라로이드 사진. 제법 여자애 같다는. 주말에 간 카페 앞에서-어깨 팔장 끼고 찍었지만 저러.. 2014. 9. 17.
상실의 주제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예민하게 문제 삼는거 아니냐고 그 나이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덮어 둘 수도 있지만 시경이의 마음을 엄마인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게 맞는지' 확인을 하고 싶어 ('엄마냄새' 책에서도 상담하는 것을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아이 상태를 '진단'하는 수준이라고 가볍게 마음을 먹으라는 조언도 내 편한대로 해석한 참이라) 폭풍검색을 통해 제주에 유명하다는 아동심리상담센터에 연락하여 어렵게 주말 예약을 잡았다. 한 회에 네 식구 외식비 수준의 상담비가 부담스럽기도 했고 시간대도 애매하여(토요일 오후 3시) 가기 전까지 좀 더 지켜봐도 되지 않을까. 라고 계속 갈등을 했으나. 일단 가 보기로 결심하고 센터를 찾아갔다. 여러 육아 관련 .. 2014. 7. 28.
아이들은 자란다 4 두 아이들은 올해 5살, 4살이 되었다. 눈도 못뜬 채 젖달라 삐약거리던 녀석들이 이제는 제법 대화(?)도 나누고, 싸우기도 하고, 엄마에게 '라푼젤'을 보여달라고 할 때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자매가 되기도. '그런데 말이야. 엄마.' 시경은 무언가 본인이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될 때면 꼭 '그런데 말이야'로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이를 닦았으나 귤을 하나 더 까먹고 싶다던지 약속대로라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책을 한 권 더 읽고 싶다거나 '엄마 나도 나도 했쮜~' 시성은 언니 따라하기 한창이다. 옆에서 유심히 보고 있다가 언니 말이 끝날 것 같으면 잽싸게 종결어미만 따라 한다. 말 뿐이랴, 율동이면 율동, 노래면 노래. 소리 지르다가 배 내미는 것 까지. 하지만 애교가 많아서, 짧은 팔로 어설프게 팔짱.. 2014. 2. 10.
벌써 이년 시성이가 태어난 지 만 2년이 되었다. 둘째라 그런지 애교가 언니보다 훨씬 많은데'애 때문에 웃는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성이 덕분에 그냥 지나갈 일도 큰소리도 웃게 된다. 사랑스러운 둘째 녀석의 뺨에 볼을 부벼대는 외할머니와 엄마를 무심히 바라보는 주시경의 시선을 느낄때면뜨끔해져 '아니, 니가 더 예쁘지' 라고 얼른 달려가 등을 도닥이고. 제법 말문이 트인 녀석은언니가 한 이야기를 그대로 흉내내기도 하는데성격이 급해서인지, 아님 아직 말하기가 어려워서인지'나.나.나. 나또 타요 보꼬 시퍼' 여린 발음으로 한창 뜸들이며 말한다. 말은 빨리 내뱉고 싶은데, 생각처럼 발음이 되지 않아 본인도 답답한 모양. 그 모습도 그저 내 눈에는 귀엽고 예쁘기만 하니. 요 몇일 컨디션도 별로고, 기분도 축 처지다.. 2013. 11. 25.
아이들은 자란다 3 추석. 제주에서 두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갔다. 백팩을 매고, 한손으로는 누가봐도 오동통한 작은 아이를 안고(11kg임) 다른 한손으로는 큰아이 손을 잡고탑승 대기라인에 서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해 준다. 이럴 땐 체구 작은 엄마가 유리(응?)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임에도 주스는 언제 주냐고 알은체를 해가며 곧 '슝' 하고 뱅기가 하늘로 올라가는데 자기는 용감해서 안무섭다고 끊임없이 종알대는 주시경과24개월 미만이면서 자기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겠다고 '엄마 비켜'를 연발하는 주시성 사이에서 소리 지르지 않고 나긋나긋 하게 이야기 하는 엄마 코스프레를 하다 지칠때쯤 공항에 마중나온 남편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연휴 동안 여의도 공원에 가서 자전거도 타고, 제주에서 만나기 힘든 동물 친구들.. 2013. 9. 25.
나만 몰랐던 이야기 아파트 동네 꼬맹이들이 모이는 곳, 일종의 아지트 같은 장소는104동과 105동 사이에 자리 잡은 평상이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이들을 앞세워 쭈뼛거리며 가니 엄마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아, 어색어색. 다행히 시경이를 봐주셨던 동네 언니 덕분에 어색하게 곁에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을 수 있었지만,어설픈 전업주부맘 코스프레는 쉽지 않다. 이 곳에서 우리 시경이는 동네 언니 오빠들과 비눗방울 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하고여우야 여우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숨바꼭질까지. 101동 앞에는 지난주부터 분수대가 가동되었는데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 아이들이 꺅꺅 거리는 소리로 아파트가 시끌시끌하다.회사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며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고, 때로는 멍하니 창밖 구름을 구경하던 그 시.. 2013. 7. 22.
엄마 자리 다시 찾기 미운 네살우리 시경이도 예외가 아니다.요즘 부쩍 더 심해졌는데,어머니 돌아가신 후로는 내 마음 추스리는 것도 쉽지 않아 아이 마음을 전혀 보지 못했다. 안된다고 하면 무조건 소리를 지르면서 거세게 반항하고 그러다가도 갑자기 품안으로 파고 들어 안아달라고 하다 다시 또 소리를 지르고, 동생을 때리고 무엇이든 혼자 하겠다고 떼를 쓰다가 어린이집 차를 놓칠 뻔 하기도. 며칠 전, 시경이는 아주 진지하게, 엄한 목소리로 동생을 혼내고 있었다.'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어? 언니가 말했지. '찰싹 찰싹 손바닥으로 동생 얼굴을 때리며서 말이다. 처음에는 '그만 해'라며 말리다가 가만히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 있노라니얼굴이 화끈거리고 입안이 씁쓸했다. 백퍼 내 미니미 주시경 아니던가. 제주에 오기 전 나는 아이가.. 2013. 6. 20.
오직 우리 셋만이 남편의 졸업논문 심사가 있었던 지난 주말장염에 걸린 경과 곧 장염에 걸릴 징조를 보이는 둘째를 홀로 돌본 만 48시간의 대장정이 끝났다.휴. 정말이지, 하얗게 불태웠어. 인내심을. "밥 먹어" "엄마 내가 지금 책 보고 있잖아." "밥 먹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엄마!. 내가 지금 책 보고 있따고 말했 찌. 지끔 숲속의 오로라 공주 읽고 있다고 했찌!""셋 까지 세서 안오면 버린다.""악~~~~~~!.""너 이리와" 이런 대화 패턴은 식사시간 외에, 씻을 때, 옷입을 때 일상생활 모든 곳에서 반복되는데.나중에는 꼼지락 거리는 모습만 봐도 속이 부글거린다. 영락없이 나의 미니미인데, 정말 미추어버릴 것 같다. 그러다가도, 내가 슬퍼하는 표정이거나, 미안해하며 자책하면다 알고 있다는 듯 어른같은 표정.. 2013. 6. 3.
첫 돌, 축하해 이제와서 이야기지만,시성이를 가진 걸 알았을 때, 시경이는 경우 8개월 남짓이었고야근을 밥먹듯이 하던 때라서 몸이 슬금슬금 불어나고 와야 할 것이 늦춰지는걸 알면서도정말 혹여나 그것일 거라고는 의심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도 심상치 않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퇴근 길 테스트기를 사가지고 와서잠을 설치다 새벽 2시에 화장실에서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통곡을 했고,너무 억울한 나머지 남편을 흔들어 깨우고, 내 인생 책임지라며 악다구니를 펼쳤다.자다 깬 남편이 처음엔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그 다음엔 하얗게 질려서는 '미안해'를 연발하며돌아 누워자던 것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게 벌써 언제야.시경이는 태교랍시고 남편과 오글거리는 동화도 읽어주고, 동요도 맨날 듣고,마지막에는 조산기로 일찍 휴직을 해서 집에서 .. 2012.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