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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함께 63

아이들은 자란다 2 경이는 선글라스를 좋아한다. 외출할 때는 발음은 새지만 정확하게 '내 선구라스 듀세요' 라고 말하고, 저렇게 시크한 표정으로 돌아다닌다. 남편이 만들어준 말도 안되는 종이 모자를 쓰고서는 '엄마 나 머찌지? 나 최고' 라며. 꼬물꼬물 기어다니며, 멍때리는 표정으로만 있던 아이와 이제 대화가 되다니. 성이는 벙긋벙긋 잘 웃는다 눈웃음을 지으며 애교를 부려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라는 표현, 시성이를 낳고서야 100% 이해하게 되었다는. 곧 돌 사진을 찍으러 가는 우리 둘째, 곰퉁이, 막내, 벙글이, 이뿐이, 별명도 수식어도 많은 사랑스런 우리 아기, 내 새끼 첫째와 둘째는 고작 18개월 정도 차이가 날 뿐인데, 시경이는 듬직하니 믿음직스럽고, 시성이는 마냥 귀.. 2012. 10. 4.
생일 축하 합니다. 어렸을 적 기억에 내가 다닌 유치원에서는 그 달에 생일자들을 모아 놓고 단체로 축하해줬던 것 같은데 경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매달 생일자가 직접 생일 상을 차려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막상 생일이 다가오자 마음이 분주해졌다. 뭘 그까이꺼. 그냥 케잌,과일,과자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케잌 사이즈는 젤 큰걸 사면 될지, 과일은 뭘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서 다른 아이들 생일상을 벤치마킹 하기로. 집에서는 마음껏 먹을 수 없었던 금지된 음식들이 박스안에 가득 담아있는 걸 보자 아침부터 내꺼라 소리지르며 대흥분 상태. 어린이집에 가서 생일축하 하는 거라고 하니 신발 신고 가겠다고 앞장서기까지. 촛불 끌때 흥분 최고조였을 듯 비슷비슷한 생일상 파인애플로 약간의 차별화 시도. 엄마.. 2012. 5. 18.
아이들은 자란다 경이는 조금 있으면 만 24개월, 두돌이 된다. 이제는 제법 말문이 트여서 문장으로도 이야기 한다. '집에 안가. 우유 주세요.' 등등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경선생 시봉이는 지난 달 25일, 뒤집기에 성공했다. 언니에 비해 한달여 늦긴 했지만, 어찌나 열심히인지 새벽 2시에도 낑낑 거리며 두 눈도 못뜬채로 뒤집기 삼매경 밖에서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들'이라고 단정하고 말을 걸어와서 이제 일일이 딸이라 응대하기도 귀찮을 정도이다. 뒤집기 성공한 자의 여유로운 미소.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나 스스로가 대견스럽기도 하면서도 동시에 이렇게 늙어가고 있는 거구나 싶어 한없이 쓸쓸하기도 한다. 김창완 아저씨가 명곡 '청춘'을 아들 돌 잔치를 하고 난 후에 만들었다고 하시던데, 그 기분.. 2012. 5. 3.
나는 엄마다 연 이틀동안 둘째를 혼자 돌보고 있다. 엄마가 계실땐 적어도 밥은 씹어 먹을 수 있었는데 오늘은 미역국에 말아 그저 마셔버릴 수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만큼 우리 껌딱지는 떨어지지 않는다. 어쩜 살짝 내려 놓으려고만 해도. 그리 귀신같이 알아채는지. 하루종일 집에서 아이와 씨름하다보니. 우울하다가도.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다시 그리워질거라 위로하다가. 답답해서 미칠 것 같다가. 끊임없이 자아분열하고 있다. 엄마 평가단이 있어 내 점수를 매긴다면 나는 벌써 탈락 했을지도 그래도 나름 엄마다. 2012. 1. 13.
우물쭈물 하다가 둘째 깨겠네 산후조리원을 나온지 어언 한달 등에 센서가 달린 둘째 덕분에 2~3시간 단위로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어김없이 퇴근을 해서 하루가 이렇게 가는 구나 라는 생각은 들지만. 나는 둘째 수유시간에 맞춰 살고 있으니... 둘째를 키워보니 시경이가 얼마나 순했던 아이인가. 새삼 깨닫게 된다. 둘째는 어린이집 다니는 언니 덕분에 태어난지 50일만에 감기에 걸렸다. 항생제 먹느라 하루에 묽은변을 10번도 더 싸서 원숭이 엉덩이가 되어 버린. 안쓰럽고, 저렇게 힘드니 더 잠을 못자는 거겠지 라고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밤마다 악을 쓰고 울어댈때면 정말이지 뛰어 내리고 싶다 - 그러나 우리집 2층이라는거;;;- 등센서 달린 아가들을 위한 70만원대 흔들침대를 야심차게 대여해 봤지만, 전혀 우리 예민아씨에.. 2012. 1. 12.
산후조리원 마지막 밤 믿을 수 없다. 2주가 이렇게 빨리 지났다니... 남편은 오늘 내게 'Welcome to the real world' 라며 집으로의 복귀를 무척이나 기뻐했다. 산후조리원 생활을 가장 부러워했던 사람이기에, 은근히 고소해 하는 것 같기도. 어찌되었든, 시경이가 시무룩해하고, '엄마'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한다길래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서 더 있을 수도 없었으니. 1주간 더 버텨보려했던 의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엄마의 이름으로 돌아간다. 시경아 기달료. 첫눈이 흩날리는 아침, 둘째를 품에 안고 창밖을 보니 너무 평화로웠다. 신호등에 맞춰 움직이는 차들과 옷깃을 단단히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들. 나도 얼마 전까지 아침을 바삐 시작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 금방 쉽게.. 2011. 12. 9.
조리원 일상 조리원에 들어오지 사흘 째이다. 규칙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소소한 재미도 있고 나름 잘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수유를 마치고, 꼼꼼히 샤워를 하고, 머리도 천천히 말리고, 얼굴에 수분에센스도 챙겨 바르고 물 한잔을 마시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집에서 경이와 있을때는 모든 것들을 빛의 속도로 하고 경에게 온통 집중해야 했는데, 여기에서만은 오로지 나를 위해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2주간의 한정된 시간이기 때문에 더 그럴 지 모르지만. 수술을 많이 해서인지, 이번에는 훗배앓이가 여간 심한게 아니다. 배가 찢어질듯 하면서 순간 숨이 턱하니 막힐 지경이니, 이렇게 배 아파서 낳고, 기르기 때문에 아이를 나의 일부로 생각하는게 아닐까. 10층 건물이라, 밤이 되면 내부순환도로를 지나는 차.. 2011. 11. 30.
2011년 11월 21일. 두 아이의 엄마가 되다 오늘. 드디어 두 딸의 엄마가 되었다. 뿌듯함과 대견함도 잠시. 진통제와 무통주사를 맞아도 참기 힘든 고통. 그래도 자정이 가까워 지니 조금은 살 만 하다 제일병원에서만 4번째 수술 이제 더 이상은 하고 싶지 않다 주치의 선생님도 유착이 심하니 셋째는 낳지 말라며 말끝을 흐리신다. 그럼요. 저도 이제 더는 못낳겠어요 오늘 밤은 병실이 고요하다 어제는 코 골고 이 가는 옆 침대 남편때문에 밤새 뜬 눈으로 지새웠는데. 다들 집에 가셨나? 남편도 간이침대에 쪼그려 자고 있다. 안쓰러워보이지만. 저 정도 고생은 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게다가 저녁도 먹었잖아. 나는 내일까지 이틀간 금식이라고 내일부터는 일어나는 연습부터 해서 아기를 보러 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겁난다. 어느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아픔... 2011. 11. 22.
[기사]아이의 자존감 높이는 양육 원칙(여성중앙)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문제 행동을 하면서 엄마에게 SOS를 보낸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였을 때는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원인부터 아는 것이 시급하다. 다행인 점은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를 꾸준히 바꿔나가다 보면 아이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 스스로를 사랑하는 당당한 아이로 키우는 자존감 육아법.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Q 내년이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래서 일곱 살이 되면서부터 학습지를 시작했어요. 조금 늦게 시작한 것 같아 걱정을 했지만 별문제 없이 잘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다시 보니 문제를 건성건성 풀고 어떤 것은 그냥 읽기만 하고 지나치더라고요. 왜 그랬냐고 물으니 "어려워 보여서"라고 하더군요. 어릴 적부터 퍼즐이나 .. 2011. 8. 31.
요요현상(?) 친정 엄마가 컴백하고 나서 2주만에 경의 팔과 볼이 다시 원상복귀 되고 있다. 정확히 4등분 되던 미쉐링 팔뚝, 시댁에 가 있는 동안 그 주름들이 옅어지고 있어 돌 지나면 다 빠진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정말인가 싶었는데, 요요현상 이었던 것인가. 2주만에 살이 오른걸 보고 우리 가족은 원인을 분석했다. 어린이집에 적응한다고 고생하는게 안쓰러워서 아가 주스 '요미요미'와 경이의 훼이보릿 푸르츠인 '바나나'를 매일 준게 주요인인 것 같다는. 게다가 첫날만 어린이집 음식을-바나나를 거부했다는 이야길 듣고, 경의 스트레스 지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먹지 않았을 뿐, 대부분 생활기록에는 '잘 먹는다, 손으로 집어 먹는다, 우유를 먹는다, 고구마를 먹는다' 등의 먹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최근에 바쁘다며.. 2011.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