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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다.
2주가 이렇게 빨리 지났다니...
남편은 오늘 내게 'Welcome to the real world' 라며 집으로의 복귀를 무척이나 기뻐했다.
산후조리원 생활을 가장 부러워했던 사람이기에, 은근히 고소해 하는 것 같기도.
어찌되었든, 시경이가 시무룩해하고, '엄마'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한다길래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서 더 있을 수도 없었으니.
1주간 더 버텨보려했던 의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엄마의 이름으로 돌아간다. 시경아 기달료.
첫눈이 흩날리는 아침, 둘째를 품에 안고 창밖을 보니 너무 평화로웠다.
신호등에 맞춰 움직이는 차들과 옷깃을 단단히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들.
나도 얼마 전까지 아침을 바삐 시작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 금방 쉽게 조리원 생활에 적응해 버렸다.
나에게는 달콤한 휴식이었던 듯, 그래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물론 아직 몸이 다 회복되진 않았지만, 집으로 바로 갔으면 이 정도 회복도 불가능했을 듯 싶다.
집으로 돌아가면,
늦은 오후,침대에 가로누워 보던 하늘
살 찌는 소리가 들리지만, 뿌리칠 수 없는 야식
밤이 되면 더욱 돋보이는 클스마스트리와 와인 한잔을 들고
바라봐줘야 할 것 같은 멋진 야경이 당분간 그리울 듯...
산모 13호로서의 마지막 밤이 가고 있다.
처음엔, 너무 촌스러워 보였던 꽃무늬 조리원 유니폼
나는 산모 13호였다. 내가 머무르던 방이 101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