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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에 들어오지 사흘 째이다.
규칙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소소한 재미도 있고 나름 잘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수유를 마치고, 꼼꼼히 샤워를 하고, 머리도 천천히 말리고, 얼굴에 수분에센스도 챙겨 바르고
물 한잔을 마시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집에서 경이와 있을때는 모든 것들을 빛의 속도로 하고 경에게 온통 집중해야 했는데,
여기에서만은 오로지 나를 위해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2주간의 한정된 시간이기 때문에 더 그럴 지 모르지만.
수술을 많이 해서인지, 이번에는 훗배앓이가 여간 심한게 아니다.
배가 찢어질듯 하면서 순간 숨이 턱하니 막힐 지경이니,
이렇게 배 아파서 낳고, 기르기 때문에 아이를 나의 일부로 생각하는게 아닐까.
10층 건물이라, 밤이 되면 내부순환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의 불빛으로 야경이 제법 볼만하다.
갑자기 저런 불빛을 보면 센치해 진단 말이지.
하지만,그것도 잠시, 바로 신생아실에서 부르는 소리
'산모님, 수유실로 오세요'
둘째라 그런지, 마냥 이쁘다.
첫째는 신기하고, 두려운 마음이 더 컸던 반면, 둘째는 한결 여유로운 자세로 보게 된다고나 할까
아기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 반응하지 않고 무심코 넘기게 되고,(머 대부분 별거아니니)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다.
별 탈없이 무럭무럭 씩씩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이것 또한 욕심인가 싶지만.
대부분의 부모가 '우리 자식만큼은 부모의 기대만큼 해 줄것이라' 믿듯이
나 또한(어리석지만)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