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게이트의 자만심은 오만하고, 결코 히죽거리지 않고, 결코 무례하지 않지만, 그 권리 주장에 당당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을 경멸하는 것이었다. 그는 멍청이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그들을 안쓰럽게 생각하며, 자신이 그들에게서 영향을 받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굳게 믿을 것이다. p256
사람의 자기 만족이란 세금이 붙지 않는 재산과 같아서 그것이 무시되면 불쾌하기 짝이 없다. p267
<미들마치/조지 엘리엇 >
BBC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소설 중 하나라는 ’미들마치‘를 지난 주 부터 읽는 중이다. 비오는 월요일 아침,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에서 700p가 넘는 책을 들고 있으려니 손목이 아프다. 전자책도 종종 읽지만 책이 주는 이 물성이 좋아서 무거워도 기어코 들고 다닌다.
4B연필로 그린 세밀화가 연상될 만큼 아주 디테일하게 인물의 외모나 성격을 묘사한다. 당시 여성에 대한 인식, 정치, 종교 등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하는 데 위의 문장들 처럼 캐릭터의 내면을 설명하는 구절이 등장할 때 마다 인간의 내면이란 빅토리아 시대나 인공지능이 발달한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다.
블로그에 글을 끼적인지도 20여년 가까이 된다. N사의 블로그에 뭐라도 하고 있었으면 지금 약간의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 담벼락이 있었기 때문에 쏟아지는 불안감과 후회의 시간들을 오롯히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 예전 글들을 다시 읽어보기도 하며 스스로세금이 붙지 않는 재산과 같은 ‘자기 만족’에 빠진다.
여기서의 자기 만족을 좀 더 살펴보면
1. 퐁당퐁당이더라도 꾸준히 기록을 했다.(꾸준히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긴 해야 한다)
2. 솔직하게 작성한다.( 데스노트를 작성하고 싶은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것만은 참았다)
3. 성찰하려 노력했다. (의식적이라 하더라도, 이 작업이 병행되어야 좀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끔은 내가 중심인 세상이 아니라, 위성처럼 빙글빙글 주위를 겉돌며 살아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러나 저러나 나도 작은 소우주.
나의 성공과 실패를 엮어가며 나의 세상을 만들어 가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