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 전 퍼블리 대표님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이란 책을 알라딘에서 구매 후 주말 동안 곱씹으며 읽었다.
'2015년의 나는 미디어/콘텐츠가 너무나 좋았고, 콘텐츠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으로 창업을 했음. 그런데 빨간 약을 먹고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의 나는 엉뚱하게도 채용 사업에 매진하고 있었음. 어쩌다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지? 채용은 내 미션이 아니었는데?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 꼬인 걸까?'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나를 대입하게 되었다.
2019년의 나는 상담이 좋았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새로운 회사에서 내가 배운 지식으로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이직을 했음.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커머스 사업에 매진하고 있었음. 물론 나의 선택은 아니고 회사의 미션이지만.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것부터 유통하고 플랫폼 내에서 판매까지. 플랫폼에서는 심지어 타회사 제품을 소싱하기도 함. 소싱의 카테고리는 식품부터 공산품까지 매우 다양함. 커머스는 내 미션이 아니었는데?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 꼬인 걸까?
책에도 소개한 찰링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제가 알게 된 또 다른 사실은 어떤 분야에서 정말로 뛰어나려면 반드시 강한 흥미를 느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많은 일을 상당히 잘하는 수준까지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어떤 일도 잘 해낼 수 없죠. 여러분도 어느 정도는 저처럼 해야 할 겁니다. 즉, 가능한 한 강한 흥미를 느끼는 일을 좇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해야 할 또 다른 일은 진력 assiduity 하는 겁니다. 저는 이 단어를 좋아합니다. "진득하게 일을 해낸다"는 뜻이거든요.'
이 내용을 소개하며 박소령 작가는 아래와 같이 덧붙였다.
'자신이 가장 강한 흥미를 느끼는 일을 고르는 것, 그리고 그 일을 끈질기게 끝까지 해내는 것.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 이유는 그래야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에서 후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을 하다 보면 지금 내가 흥미를 그닥 느끼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나의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그 사업에서의 성과가 덜 나왔기 때문에, 만약 성과가 드라마틱하게 나오게 되면 그 숫자에 취해 더욱더 매진하게 되지 않을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악순환처럼 숫자가 예상했던 것처럼 나오지 않으면 힘이 빠지기도 하고 재미도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어떻게 무엇을 더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조직 내에서는 나에게 그 부분을 요구는 하지만 알려줄 만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업의 시작부터 유경험자를 채용한 것이 아니라 가장 유사 직군(?)에 있었던 나와 경험이 없는 주니어 멤버들과 프로젝트로 시작을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가장 강한 흥미를 느끼는 일은 아니지만 부족한 성과가 늘 답답하다.
그만두는 것은 상관없는데 그것이 내 자의로 내가 부족함을 느끼고 여기서 그만을 외치기에는 또 꺼림칙하기도 하다.
아직 실패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용기는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실패라고 여기면 또 실낱같은 한 줄기 희망의 숫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 달 안식휴가를 앞에 두고 있다.
12월 2일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근처 카페로 가서
박소령 대표님 처럼 지난 6년간의 직장생활의 경험을 글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쓰다 보면 분명히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전까지는 26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