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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더쇼크

by 와락 201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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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집에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시경이가 요즘 부쩍 오줌을 팬티에 지리는 횟수가 잦아졌다는  것인데

아이가 조금만 문제가 있어 보여도 가슴이 철렁거린다. 

오줌을 참는 것 외에도 한 두 가지 특이 행동들이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어

육아맘 카페에도 검색해보고, 시경이와 단 둘이 시간을 갖고 물어보며 타일러도 봤지만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제주도에서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저녁이 있는 삶'을 충실히 보내고 있는 내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다시 육아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예전에 ebe에서 방영한 '마더쇼크'

책에 나온 엄마들은 하나 같이 내 모습이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책도 많이 읽어주고 여러모로 노력도 하지만 막상 아이가 보채거나 짜증을 내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휩싸이는 자신을 발견하고 모성이 부족한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자책하고, 다시 또 반복.


직장맘으로서 나름 혼신의 힘을 다해 육아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아이가 원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정한 의무감으로 다른 엄마들과 연신 비교해가며 나 자신을 들볶고 있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좌절하고 있는지도.



책을 통해 '초감정'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정말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된)

심리학에서 말하는 초감정(meta-emotion)은 감정 안의 그 무엇, 즉 감정 뒤의 또 다른 자기 감정을 말한다고 한다. 

사실 아이들이 울고 짜증만 내도 그 모습이 너무 싫고 상황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들어 괴로웠다. 

단순히 아이의 감정으로 보지 않고 엄마인 내 자신의 감정으로 느꼈던 것인데, 내 안에 숨어 있는 '초감정'은

무엇인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행해왔던 인지적 왜곡까지도.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꼬리를 물고 자연스럽게 떠올렸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끊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과

책에서 알려준 마인드컨트롤 방법을 통해 일부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아이의 훈육을 위해 바뀌어야 할 엄마의 태도에 대해서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읽을 때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밑줄을 긋지만 돌아서면 잊게 되는)

 진짜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한 나 자신을 위해 솔루션이 제시한 책이라 용기가 생긴다. 

우선 좀 오글거리겠지만 나의 장점 찾기부터 해보면서

내 안의 한껏 주눅들어 있는 소심한 아이를 달래 보려 한다. 

그러다 보면  나 스스로를 '괜찮은 엄마, 지금 이대로 충분히 잘 하고 있는 엄마, 나아가 더 행복한 엄마'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실낱 같은 희망을 품으며. 



# 인지적 왜곡의 종류 


첫째, ‘지나친 일반화로 한두 가지 사건을 보고 모두가 그런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매사에 다 이렇지하고 생각하는 것도 지나친 일반화이다.


둘째, ‘양극단적인 사고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생각을 양극단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서울대에 못 가느니 차라리 대학을 가지 마라든지, ‘이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죽는 게 나아라고 

          생각하는 것이 해당된다.


셋째 단정적으로 이름 붙이기. 예를 들어 결혼에 대한 여러 모습들이 있는데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고 

        이름을 붙이는 인식의 패턴을 말한다.


넷째는 선택적 여과이다. 자기가 보고 싶은 점만 보는 것으로, 예를 들어 이혼법정에 서면 좋은 것은 다 걸러내고 나쁜 것만 이야기 하는 경우다.


다섯째는 지나친 자기비하이다. ‘내가 하는 게 다 그렇지라든지, ‘내 주제에 뭘 하겠어’ ‘남들이 날 좋아하겠어?’ 등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매사 자신과 연관시키기.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누가 웃으면 쟤들 분명 자신을 비웃는 걸 거야

            라든지, TV나 책을 보다가도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면 전부 나를 빗댄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일곱째는 지레짐작이다.  ‘내가 이렇게 하면 분명히 저 사람은 이렇게 할 거야라든지, ‘다른 사람들처럼 분명

            나를 싫어할 거야라고 짐작하는 것이다.


여덟째는 통제 오류이다. 자신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일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자신이 

             전혀 통제할 수 없는 것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인드컨트롤


1. 나의 장점을 적어보자.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다른 사람에 대한 재평가를 위한 것으로 우선 내 장점을 50가지 이상 써본 후 남편의 장점, 아이의 장점도 써본다.


2. 매일 규칙적으로 걸어보자

두 발을 규칙적으로 움직이면 뇌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감정 조절이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3. ‘다행일기를 작성해 본다.

하루에 세 문장을 쓰는데 첫 문장은 OO 이라서 다행이다.’라고 쓰고, 둘째 문장은 OO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고 쓴다. 셋째 문장은 난 비록 OO이지만 OO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다행이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때마다 좌뇌의 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회로가 생기게 된다.


4. 하루에 다섯 가지 감사하기

하루 다섯 가지씩 감사할 것을 적는데, 그중 두 가지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을 적는다. 예를 들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책을 읽은 내가 고맙다나머지 세 가지는 타인에 대해 쓴다



밑줄 그은 구절


맞벌이를 하는 엄마는 항상 시간이 부족해 종종거리며 살아간다. 간혹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거나 

건강이 나빠지면 직장에 다니느라 엄마 노릇을 소홀히 한 것이라는 자책감에 빠지게 된다

직장에서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더니 예전같이 일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동료의 수군거림을 감수해야 한다

집 장만으로 대출받은 은행 빚만 갚으면 언제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다가도 아이를 가르치는 데

돈이 많이 든다는걱정에 참고 다니겠다고 마음먹는다. P35


전문가들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질 높은 모성은, 엄마가 편안한 상태에서 발휘되는 편안한 모성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원하는 가장 좋은 엄마는 슈퍼맘이 아니라 편안한 엄마라는 것이다편안한 엄마란 아이가 말도 

편안하게 하고, 손길도 편안하고, 안 된다고 하는 말도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P66


아이가 어떤 과제를 풀거나 도전하고 있을 때 엄마는 아이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은 잘못하더라도 실패나 실수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조용히 아이 옆에서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기다려줘야 한다. 아이가 비록 끝까지 해내지 못하더라도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말고 

힘들지이게 좀 어려운거야. 그래서 잘 안 되고 힘들 수 있지만 재미있게 해보자. 그러다보면 네가 뭔가를 배울 수 

있을거야라고 여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은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문제를 푸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 P108

 

우리 엄마들은 아이의 실패를 자신의 실패인양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잘못하는 것은 자신이 제대로 도와주지 못해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어떤 경우에는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해요 그러한 죄책감을 떨치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에 대해 간섭을 해요

아이의 성공과 실패를 엄마의 것과 분리하지 못한 데서 온 부작용입니다

지금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가 하는 것을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일이에요. P115


나는 엄마다. 그러나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내가 행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궁리해보자

엄마로서 스스로를 너무 인색하게 평가하지도 말고, 사회가 부여하는 모성의 역할과 엄마로서의 책임에 

너무 부담을 갖지 말도록 한다. 좋은 엄마 노릇에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아이에 대한 집착으로 변질될 수 있다

이제 스스로 행복한 엄마가 되는 여유를 가져야 할 때다. P233

 

하루하루 노동처럼 다가오는 육아에 지쳤을 때 언제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싶다.

다른 엄마와 비교해 내 자신이 초라하고 주눅 들 때 나만의 장점을 찾아낼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싶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나의 행복과 아이의 행복을 저울질하지 않아도 되니 그것 또한 다행이다. P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