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살1 2021년 12월 31일 사실을 말하자면 네가 바쁜 만큼 세계는 흔들리고, 세계가 불안해 너는 또 바쁠 것이므로 바쁨의 명분은 영원히 바닥나지 않을 것이다 너의 바쁨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바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또 얼마나 당당한 일인가 바쁘기 위해서는 얼마나 바쁘게 애써야 하는가 얼마나 무섭게 애써야 하는가 바쁘다는 것은 고독한 일 그러나 너는 다행히 울 줄 모른다 바쁜 너는 밤 숲의 쏙독새 울음을 들어서는 안된다 봄 산의 애기똥풀꽃을 보아서는 안된다 늙은 어머니의 가늘게 코 고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된다 비애와 평화와 휴식은 바쁜 영혼을 좀먹는 병균과 같으므로 먹어치우기 위해 밥은 있고 쉬어치우기 위해 숨은 있을 뿐 부시, 바쁜 / 김사인 시집 중 2021년이란 숫자가 익숙해지려 하니 해가 바뀌었다. 2022라니... 2022. 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