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 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 하기 짝이 없다. 남의 관심 때문에 기운이 나고 무시 때문에 상처를 받는 자신을 보면, 이런 터무니 없는 일이 어디 있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동료 한 사람이 인사를 건성으로 하기만 해도, 연락을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기만 해도 우리 기분은 시커멓게 멍들어버린다. 누가 우리 이름을 기억해 주고 과일 바구니라도 보내주면 갑자기 인생이란 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환희에 젖는다.' 불안(알랭드 보통) 中 22p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무릎을 치며 깔깔 웃었다. 정말 보통씨 최고야 라며.
어쩜 내 속을 이렇게 잘 읽는지, 그래 비단 나같이 소심한 인간만 이런 감정을 갖는게 아니구나
물론, 내 주위엔 자기 안의 오토 헬륨이 있어, 바늘에 찔려도 바로 회복되는 사람도 있지만
나 같이 나약한 인간은 정기적인 헬륨을 집어 넣어주어야 한다.
오늘 내가 주입 받은 헬륨
1. 업체로부터 "귀사의 여직원들은 얼굴 보고 뽑으시나봐요"
분명 나보다 키도 크고 몸매도 이쁘고 무엇보다 어린 여자 분에게 한 이야기지만...
그는 분명 '여직원들' 이라고 복수로 이야기 했지.
2. '와락' 오늘 성북동 빠숑이야.
외근 다녀온 나에게 인사치레로 한 팀장님 멘트
약간은 올드한 패션이라는 속뜻이 있을 수 있으나.. 머 클래식 하다는 걸로 받아두자.
3. '와락' 장염은 나았어? 몸은 괜찮아?
내가 아픈 걸 알았다는 사실, 그리고 나를 걱정해 안부를 묻는 그녀의 따뜻함
4. "네." 끄덕
평소 인사를 해도 본체 만체 하던 상사분이 인사를 받아줌.
2시간째
똑같은 페이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보고서의 방향을 이리 저리 바꾸기만 하고 있지만
기분은 괜찮다.
보통씨의 표현대로 오늘의 와락은 '인생은 살 가치가 있는 거라고 느끼는 중이니'
역시, 난 소박한 인간
매일매일
헬륨을 집어 넣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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