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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후덥지근한 토요일

by 와락 2012.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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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님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사리 수영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아마 지금쯤 동호회 회원들끼리 간단한 점심을 먹고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며

스트레칭을 하거나 잡담을 나누고 있겠지.

 

미리 알고 있었던 토요일의 스케줄이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부아가 치민다.

쿨한 아내 코스프레는 때려치운지 오래.

 

 

시성이는 입을 반쯤 벌리고 잠이 들었다.

자는 아이를 보는 순간 만큼은 내 인생이 제법 가치 있게 느껴지고

남과의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 진다. 문제는 이 순간이 굉장히 짧다는 것이지만.

 

 

알랭드 보통의 새 책 '사랑의 기초'를 보다 보니 이런말이 나온다.

 

'침대 시트가 말끔히 정돈 되지 않듯이, 결혼 생활 역시 어느 한 가지를 완벽하게 만들거나

개선하려 들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긴다. 한 귀퉁이의 구김살을 펴려 하면 다른 귀퉁이들이

헝클어지게 되어 있다.'

 

 

어느 정도의 헝클어짐은 각오하거나,

아니면 짐짓 모른척 하며 지내야 하는 것인가.

 

 

 

모르겠다.

우선 아이가 잘때 점심이나 먹고 더 생각해 보자.

다행히도 나는 '치매'수준의 '건망증'을 갖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