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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2012년 12월 31일

by 와락 2013. 1. 1.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면

평소보다 1.5배 이상의 포용력을 갖게 되고 무척이나 센치한 여인네가 되어 가재미눈으로 힐끗거리며 투닥거리던 남편과도 평화휴전을 맺고 서로에게 소중한 부부로 돌아간다. 오늘 밤은 맥주라도 한 잔 하자고 의기투합한 우리는 무려 한 시간 반동안 두 아이를 재운 후(재우다 잠들지 않으려 얼마나 노력했는가!) 비비큐에서 후라이반,양념반 치킨 한 마리를 시켜 사이좋게 나눠 먹으며 2012년을 돌아봤다.



남편은

무사히 대학원 한 한기를 마쳤고(이제 총 5학기 중 한 한기만 남았다)

회사에서 제일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100% 본인 이야기)

공인중개사 시험 1차에 합격

올해도 어김없이 미사리 수영대회에 출전하여 메달 획득



나는

둘째 낳은 후 교착상태에 빠져,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했지만 무사히 회사 복귀

몸무게는 임신 전 체중으로 복귀.(뱃살은 아직 그대로지만)

새로운 팀에서 업무 도전.성공과 실패를 나누기엔 너무 짧은 시간. 하지만 만족.

제주도 근무할 수 있는 팀으로의 트랜스퍼(올 한해 가장 소망했던 일)



그리고 우리는

금전적으로는 마이너스지만, 미래를 위한 일종의 저축이라 생각하며 넘어가고,

두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있고, 올 한해는 부부관계에 있어 서로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위기의 순간들도 지뢰처럼 깔려 있었지만, 어찌 되었든 이렇게 무사히 한 해를 넘기게 되었다.






다 감사할 일이다.

후회되는 일을 생각하면 끝도 없지만, 이제 새해가 밝았으니 과거는 과거로.


경박한 입술을 놀려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 부메랑처럼 나에게 올 상처를 만들지 말자.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자기 안에 갇혀 계속 재단하고 평가하지 말자. 그게 내 한계일 테니.

부족함을 부끄러워 하지 말고, 부족함을 모르고 나불대는 나 자신을 부끄러워 하자. 계속 배우고, 배우고, 배우자.








일 년에 한 두번 시켜먹는 치킨. 마포에서의 치킨도 이제 마지막이네

염리동 BBQ 이제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