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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뜨거운 안녕, 다시 출발

by 와락 2013. 1. 26.



비슷한 시기에, 김자도 나도 한남을 떠나게 되었다.

나는 내부 트랜스퍼를 통해 제주도로 이사하고, 

그녀는 회사 셔틀 버스 노선표도 대외비라며 비장하게 메일을 준다는 국내 굴지의 S그룹으로.



우리의 우정을 키운 건 8할이 메신저였다. 사내 메신저, 네이트온, 마플까지.

PC와 모바일을 오가며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야기를 쏟아 낸 우리는 술 한잔 제대로 하지 못하고

회의실에서 수줍게 선물을 주고 받으며 뜨겁게 안녕했다.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 잘 가라고 등을 두드려 주다가 얼굴을 붉히며 눈물을. 



친했던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퇴사 메일을 받으며 묵묵히 그들의 등을 바라 봤지만

이번만큼은 그 뒷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지, 나도 떠날 수 있어서. 



우리의 우정은 앞으로도 진행형이지만, 

서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한남에서만큼 밀도 있게, 실시간으로 쌓을 수는 없는 것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발견해 줄 사람을 찾을 때 까지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늘 그렇듯 보통의 존재로 티나지 않게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심지어, 옮긴 곳에서는 유희열을 모른다고 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다시 하얀마음을 부활시켜야 겠다.

이십대 중반에 만나, 이제 곧 삼십대 중반을 향해 가는.

갑자기 사만다 언니가 너무 궁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