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들어오는 순간 로그아웃 되서 사라져 버린다.
생계형 직장인이니 어쩔수 없지만, 가끔 잉여금이 남을 때도
각종 경조사로 만져보지도 못하고 나가기 일쑤.
카드내역을 꼼꼼히 살펴보면
항공비, 식비, 기타 공과잡비, 아이들과 관련된 비용.
그리고 ...
그런 와중, 우리가 살고 있는 집값은 오르고(이사오기 전, 시세보다 좋은 조건으로 살 수 있었으나 남편님은 반대)
내가 과감히 사보자 했으나, 2주만 사라고 하는 바람에 기분 상해 시도조차 안했던
그 주식은 몇일 사이에 18%나 상승.
내 것이 아니었는데도
'만약, 그랬더라면'이라는 전제하에 생각하고 생각하다 보니
울적해지기만 하고.
하지만 재테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쿨한 그는
'부동산 투기로 돈 모으는거는 성경적이지 않다고, 요즘 읽는 책에 나왔음 ㅋ.
괜히 계속 살 집도 아니면서 사놓고 집값이 오르네 내리네 하지말자.
우린 그렇게 안살거잖아' 라고
우리... 그..그런 거였나요?
이런 나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아침에 도착한 큐티메일의 주제는 '욕심을 버려라'
우리는 필요한 것보다 더 원하고, 주는 것보다 가지는 데 더 신경을 쓰기가 쉽습니다.
그러다가 곧 우리의 욕구가 우리의 선택을 주관해 버립니다.
삶이 어려울 때 만족하기를 배울 수 있게 도와주소서.
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해진다는 거짓말을 믿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주시고,
주신 것 만으로도 만족하게 하소서.
내가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사실, 포기를 하고 나니)
아쉬움의 크기는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어찌할꼬.
쇼핑이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는 이맘 때 자족하기를 배우기란 어렵고도 어려운 일.
그래서,
과감히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날라오는 모든 메일을 열어보지 않기로(수신거부 용기는 나지 않고)
제주에 백화점이 없는걸 투덜거리지 말고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기 .
넘쳐나는 구매욕구는 매월 하루 정도 오일장에서만 분출해보자고
결연하게 다짐, 또 다짐해 본다.
과연, 이 다짐은 언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