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딸과함께

2017년 7월, 제주도

by 와락 2017. 8. 3.

나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난 어디로 돌아갈까
그대를 처음 만난 날 
아님 모두 나를 축하하던 날
꿈의 시작은 너무나도 멋졌어 
그 모든 걸 이뤘다면 난 정말 행복했을까
아님 또 다른 고민에 밤을 지샐까
모두 내겐 소중했던 시절들 
단 한 순간을 택하기엔 추억이 많아
가슴 한 켠 숨어있는 후회도 
내가 흘러 갈 세월이 가려 주겠지


                   김도향 / 시간 








제주도를 떠올리면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과 구름, 그림 같은 풍경 사이로

육아와 회사일 심지어 텃밭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스스로를 더 가열차게 채찍질 하며 보냈던 

지난 날이 떠올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2년 7개월만에 내려간 곳. 

아무 계획도 세우지 말고 전에 자주 가던 곳 위주로 다니자라고 했는데

돌아보니 3박 4일 알차게 보냈었다는. 




2년간 보냈던 아파트도 한 바퀴 둘러보고 근처 빵집에도 가서 현미식빵도 사 먹고

오일장에 가서 매번 과일 사던 매장을 찾아 감귤과 아오리 사과를 사며 인사도 하고 

한치 물회를 먹으러 서귀포까지 가고 해변에서 물놀이도 즐겁게 

평대리에 가서 카레도 먹고 멋진 카페에 가서 커피도 한 잔 하고 

회사 텃밭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도 하고 아이들 어린이집도 가보고 

저녁에 별빛누리공원에 가서 별도 관측하고 노루 생태 관찰원에서 노루 밥도 주고 

시장통닭과 맥주도 마시고 해장국도 먹고 매콤새콤한 회국수와 성게국수도 먹고 

공항 가기 전에는 한라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아쉬움 없이 즐겁게 지내다 올라왔지만 

공항 가는 길목에서 예전의 운전패턴대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아파트로 돌아갈 뻔 했다.

아니 돌아가고 싶었다. 





올라온 후로는 액자 속 그림처럼 그저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는데

다시 한 번 가보길 잘 한 것 같다. 

힘들었지만 즐거웠었다. 그리고 그 때의 나는 꿋꿋하게 최선을 다해 살았었다. 

부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면 아쉬움이 있지만 그 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근황을 듣고도 예전보다 동요하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했는데 그것도 좋았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제주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과거형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참 좋다.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신난 주자매 



하늘은 예쁘고 



아침부터 아이스크림 드셔 주시고 




전에 살던 아파트, 예전보다 한층 여윈 야자수를 찍고 



노루 밥만 40분간 주고 왔다. 



멋진 배경을 뒤로 하고 한 컷 

엉덩이 나오지 않게 찍었는데 뭔가 아쉽다. 





하늘만 보면 가슴이 뛰고 




살던 동네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주자매 정말 많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