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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마흔에 알게 된 취향

by 와락 2020. 8. 27.

 

코로나가 더 심해져서 하루하루가 숨이 막힌다.

아이들은 개학을 했지만 여전히 온라인 수업 중이고...(제대로 듣고 있는 게 맞는지;;)

대망의 면접시험도 10월로 연기되었다. 그것도 화상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시험이 끝나면~~~'하고 리스트에 올리고 기다리던 것들이 많은데...

시험 준비를  제대로 못해 면접일이 미뤄진 게 다행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지겹기도 하다.

어서 끝냈으면 하는 마음.

주자매가 날도 더운데 싸우고 있으면 조용히 하라고 버럭 하면서

책상 앞에 앉아 '상담이란 무엇인가' 책을 보고 면접 준비를 하는 내 자신이 너무 가증스럽기도 하고....

 

 

 

시험이 끝나면 가장 먼저 아이들과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인 퍼즐!

면접시험이 연기되어 우울한 나에게 선물을 하고 싶어 경 선생과 함께 골랐더니 바로 도착했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마흔의 발견입니까?)

내가 이렇게 퍼즐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당당히 취미 란에 (누가 물어보지도 않습니다만;) '퍼즐'이라도 써도 될 정도이다.

 

 

설마 이 조각일까 싶어서 조심히 끼웠는데

아귀가 맞아 '딸깍'하고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그 희열이란...크...그 성취감...

용하게 조각을 알아보는 나의 매서운 눈...크....

주식이랄지, 혹은 요리, 아니면 부동산?

다른 부분에 역량이 발휘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뭐 퍼즐의 세계에서만이라도... 나의 능력을 만끽하자고 스스로 위안한다. 

 

 

그런데 

퍼즐이 내 인생이라면

나는 몇 피스의 퍼즐일까.

혹은 단계별로 200피스, 500피스의 퍼즐을 거쳐 1000피스의 시기로 오게 된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

 

아이들과 퍼즐의 가장 쉬운 부분인 글자 앤과 다이애나 얼굴을 신나게 맞추고 난 후 부터는

자작나무 숲의 조각들에 둘러 쌓여....모양과 색을 보며 확인 하는 중인데...

퍼즐판을 자꾸 흐트러지게 해서 경선생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던 

시봉이가 다가와 퍼즐에 같이 딸려온 매뉴얼 종이를 보여주며 말한다. 

 

'엄마 퍼즐을 맞추는 요령이 있어.

퍼즐은 단 시간내에 완성하는 제품이 아닙니다.

천천히 끈기를 가지고 꾸준함과 인내심으로 천천히 맞춰 나가야 합니다.

엄마 봤지? 천천히 해~~~'  

 

정말 방해나 안했음 좋겠는 마음이지만

가끔 이렇게 나에게 현자타임을 주는 둘째다.

신기하지. 너란 녀석. 

 

 

 

1014피스로 구매한 빨간머리앤 퍼즐.

자작나무 숲 버전으로 골랐다. 

까르르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앤 부터 맞추기 시작. 

 

천천히 끈기를 가지고 꾸준함과 인내심으로 천천히

단, 조각기 분실 안되게 관리!! (시봉아...조각 가져가면 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