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잊고 어쩌면 시절 인연일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시간을 쏟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인정받고 싶어서, 잘 해내고 싶어서요.
마음으로 경영하기 / 김효빈
사람마다 친구의 정의는 다를 테지만 나에게 친구란 서로의 하찮은 부분부터 성장하고 있는(노화라 할 수 있겠다) 현재 진행형의 모습까지 서로 알고 적당한 선을 지키며(이 선을 찾기까지 무려 2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위로와 지지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가뭄에 콩 나듯 연락을 해도 어릴 적부터 쌓아온 우정 마일리지 때문인지 그렇게 서운하지도 않은 사이.
내 기준 직장에서 만난 이들은 동료이고 그 외 모임이나 단체 등에서 만난 분들도 지인이다. 나 역시 그들에게 마찬가지이고.
그러나 소중한 가족과 친구보다 시절 인연일 수 있는 직장에서의 동료와 소속된 단체의 사람들에게 대다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다는 이유로 인정받고 싶어하고 다른 한편 통제하고 싶어 하는 나를 본다. '그럴 수도 있지. 사정이 있겠지'라고 지나가면 되는데 '대체 왜 그럴까'에서 멈추는 나를 보고 어제도 아차 했다. '시절 인연임을 잊지 마'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 지나가는 인연이고 적당하게 흘려보내면서 응원해 주면 된다. 응원을 못할 바에는 적어도 침묵을 지키면 된다. 우리는 모두 사회에서 만난 성인이자 동료임을 잊지 말자. 가끔 커피나 한 번씩 사고 필요할 때 지갑을 열면 된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 모난 돌도 깎이기 마련이라며 내 성격도 그리 될 거라 예언하신 과거의 팀장님이 계셨다. 돌아보니 나이가 들면서 에너지가 부족하기도 하고, 또 한편 나의 에너지를 어떻게 써야 현명한 것인지를 슬슬 아는 나이가 되어서인 듯 하다. 이렇게 끄적이고 보니 괜스레 울적하다. 혈기는 왕성하나 무지하고 몽매하던 이삼십 대의 나는 마흔 중반이 되었고 무지한 것은 여전하나 에너지만 전에 비해 부족해 진 것 같다.
그럼에도 그때와 달리 나아진 것은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바로 떠오르지 않아서 당황스럽지만…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