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를 추구하면 가짜 질서를 얻게 된다. 그러나 무작위성을 수용하면 질서를 얻고 동시에 이를 지배할 수 있다.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안티프래질>,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 안세민 역
눈 오는 수요일이다.
이렇게 겨울이 시작되는구나.
점심 시간인데 벌써 10cm 이상 쌓인 것 같다.
아침에 주자매를 데려다 주고 출근했다.
정희원 교수님의 추천으로 안티프래질을 읽기 시작했다. 무작위성을 수용하면 질서를 얻고 동시에 지배할 수 있다고 한다. 예측불가능한 둘째와 그녀의 방을 수용해 보기로 마음 먹는다.
둘째 풀배터리도 시행하고 결과 분석도 받았다.
부모인 나도 MMPI 등 일부 검사를 진행했는데 분노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대체 이 분노는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인지 차분하게 생각하고 있다. 통제가 가능한 것들은 소거작업을 통해 하나씩 정리해 볼 예정이다.
교회에서 봉사하던 일도 조정을 해 볼 예정이다. 주님의 도구로 잘 사용되길 바라지만, 목사님의 도구는 아니었는데 그 이야기가 동일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좀 다르다. 요즘 설교 쇼츠 영상이 안 올라 온다고 지난 주일에는 찾아오셔서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시기도 했다. 주일에 쉬지를 못해서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하니 이해한다 하시면서 주변 동료 목사들이 많이 부러워했다고 진한 아쉬움을 남기셨다.
근력운동과 달리기 같은 체력적인 부분 외에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혹은 도서관에서 책을 쌓아 올려두고마구 읽는 시간. 편한 친구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는 시간. 충전의 시간을 갖고 나면 좀 더 나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인풋 없이 아웃풋만 내려니 힘들었던 것 같다.

누군가와 벽을 치고 경계심을 가지는 관계로는
어떤 경우에도 큰 일을 할 수 없어요. 제일 첫 시작이 나에 대한 애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에 대한 나 자체가 좀 괜찮다고 보냐. 거꾸로 하면 나는 별로다. 나라는 사람 너무 하찮다 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나에 대해 불쑥불쑥 던지는 말들이 상처되지 않거든요. 그럴 수도 있지. 그 정도로 내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면 내가 다른 사람을 볼 때도 여유가 생기는 거예요. 내가 나를 좀 애정 있게 바라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최성운의 사고 실험 / 조수용 대표님 인터뷰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나를 돌보려 노력하던 한 해라고 생각하는데 스스로를 아직도 괜찮다 보지 못하는 것 같다. 통제가 불가능한 것들을 어느 정도는 수용하면서 충분히 괜찮다라며 나를 좀 애정있게 바라보기.
올 해도 한 달여 남았으니 나를 더욱 사랑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