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맥주1 고구마의 위로 PM 10:30. 그는 아직 퇴근 전이다. 출출해서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으나 먹을 것이라곤 고구마 뿐이다. 슥슥, 필러로 껍질을 벗겨내어 보니 속살이 뽀얗다. 우걱우걱, 입 안에 가득 넣고 사정없이 씹어 삼킨다. 참 모양 빠지게시리, 방에 거울이 없는 게 다행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배만 볼록 나온 삐에로가 정신없이 고구마를 먹고 있는 모습일테니- 칩거 생활 4일째. 본의아니게 시작된 이 생활에 대한 감사함은 변함없으나... 좀이 쑤시긴 하다. 감기 걸릴까봐 창문도 제대로 열어 놓지 못하니... 이런 저런 생각들, 앞으로 닥쳐올 일들에 대해-대부분 경제적인 것이지만- 고민하다 보니 우울해졌다. 우울한 기분을 날려버리려고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꺼내 들었다. 행복을 정복했다니, 나에게도 알려주.. 2010. 3.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