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1 절룩거리다 마을버스처럼 달린다 스끼다시 내 인생 남편은 피곤한 하루를 치맥으로 마무리 하고는 곯아떨어지고, 아이들은 뒤척거리다 팔베개(좌 시경, 우 시성)를 하고 잠이 들었다. 잠든 모습은 너무 예뻐. 몸을 조심히 틀어 팔을 빼어 내고,귀여운 엉덩이도 살짝 두들겨주고. 이 기분 좋은 뻐근함. 덕분에 내 팔은 점점 두꺼워지지만. 낮에 믹스커피와 아메리카노를 먹어서인지, 분기에 한 번씩 먹는 치맥 때문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부엌장 깊숙히 남편이 아끼고 아껴놓은 발렌타인30년산을 바라만 보고, 입안에 고인 침을 꿀꺽. 테레비도 없는 우리 집 책을 넘기다, 트윗을 보다가, 막 아무 이야기나 쏟아내고 싶은 생각에, 하지만 막상 또 이 시간에 전화 걸 곳이 마땅치 않아. 결국 이렇게 부엌테이블에 앉아 놋북을 키고 끄적거린다. 이사 온지 두 달 남짓 회사 일은.. 2013. 3.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