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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브로콜리 너마저

by 와락 201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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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 근처에 대형 마트가 생겼다.
그 동안 주로 동네슈퍼와 시장을 이용했던 우리지만, 날도 추운데다가, 두 아이를 데리고 시장을 돌아다니기 어려워 - 솔직히 말하자면, 마트에라도 나가 바람을 쐬고 싶다는 나의 강력한 의지로-  
토요일 오후마다 마트에 가고 있다. 


그 날 필요한 물품을 제외하고는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채소, 과일등 카트 안 내용물은 유사하다.
특히 채소는 매주 양상추,브로콜리, 토마토 등은 빼놓지 않는데
방울토마토는 지난 주 대비 천원 인상, 브로콜리는 거의 두배 정도 비싸졌다.
좋아하는 파프리카는 2개에 약 5천원. 너무한다 너무해.
한번 치솟은 물가가 떨어지긴 하려나.
매일 식탁에서 반갑게 마주하던 브로콜리마저 앞으로 만나기 힘든것인가.
지난 주 '오늘의 상품'으로 팔던 걸 2개나 샀었어야 하는데 라며 투덜거리자
남편은 '영수증 보니 지난 주에 산건 중국산이었대. 오늘 산건 제주산이야'라며 위로해 준다.


착하게도 아이들이 낮잠을 길게 자준 덕에
오랜만에 남편과 커피 한잔 마주하고 이야기를 했다.
대화의 주제는 실로 너무나 현실적인... 불과 몇년전과는 차원이 다른
아줌마아저씨 부부간의 이야기

주제 1: 가정경제(육아휴직 기간 동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주제 2: 거주지(내년 전세계약 만료 시점에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
주제 3: 종교(교회 활동)
주제 4: 자기계발(주로 남편)


화려한 싱글을 멋지게 즐기고 있는 내 친구들과 비교하면 
하염없이 쪼그라들긴 하지만.
올해부터는 일렬로 세워 비교당하는 직선위의 삶을 살지 않기로 다짐했으니.
둥근 원 위에서 내게 주어진 소박하고 보통의 삶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담주에 친구들을 만나면 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부러워'을 연발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