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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서러운 마음에는 소라언니의 노래를 듣자.

by 와락 201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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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넘게, 미수채권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

마지막, 전표를 정리하려는 순간. 이제 험하고 험한 모든 산을 넘었다고 생각한 순간.

업체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리스트 금액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계약서 문제로 이전부터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피기 시작했었는데,

마지막 500개 CP리스트 금액이 잘못되었단 이야길 듣자, 정말 말 그래도 뚜껑이 열렸다. 

아. 그 리스트를 몇 번이나 확인했었나. 계좌번호 오류부터 예금주 불일치, 심지어 금액에 소수점 2자리 나와 있어

Round를 써서 깔끔하게 아주 완벽하게 정리했던 리스트가 아닌가. 

이 일을 왜 내가 해야 하는지는 묻지 말자. 복불복이니. 


눈이 오는 서울 하늘.

모두들 하하호호 즐거운데, 나만 뚜껑이 열려서는 씩씩거리다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소주 한병이라도 원샷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인데, 동생과의 약속이 생각나서, 모든 걸 뒤로 하고 정시 퇴근.



제주 가기 전, 동생과의 마지막 공연일 수도 있으니.

LG아트센터로 고고고. 

우리의 예민한 아티스트, 이소라씨의 공연. 

그녀의 숨 소리 하나 하나 모든 관객이 공유하는 시간. 

고요한 가운데. '힘든가요-' 라고 시작되는 믿음.


내 상황과는 전혀 관계 없는데, 왈칵 눈물이. 

옆에 동생도 소리날까 조심하며 훌쩍훌쩍.


슬픔의 도가니탕에 흠뻑 빠져, 눈물을 쏟고 나니, 위로가 되었다.

한껏 예민해질때는 그녀의 노래를.

'믿음'과 '바람이 분다' 무한 반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