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온전히 혼자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 모두 휴가 중인데
이 고요함과 적막함이 감사하다.
안식 휴가 전에는 손에 닿을 듯 닿지 않았던 것들이
스리슬쩍 내 앞에 떨어져 있다.
3개 중에서 감히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물론, 그 이후 밟아야 할 단계들이 남아 있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 갈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찾아온 이 상황이 감사하기도 하면서
말이 좋아 직관이지 전혀 두드려 보지 않고 불나방 처럼 덤벼들었다가
후회로 점철되었던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개구리 이모(개구리 인형을 준 이후로)라고 부르는 그녀를 어제 만나고
한껏 평정을 찾았던 마음이 다시 요동을 치고 있는데
내가 진짜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
다시 내가 할 수는 있는지
그리고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에 생각을 더 하고 있다.
제주 생활에서 철저하게 배운 것이 있다면
모든 선택에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인데
쿨하지 못한 나는 무엇 하나 잃고 싶지 않아 동동거리다 실패했고
그런 내 자신을 잘 알기에
쿨내 나게 잃을 수 있는 것이 뭔지 따져보고 있는 중이다.
모두 점심을 먹으러 간 이 시간에
혼자 텅 빈 회의실에 들어와
블로그에 끄적이며 정리 하고 있다.
8년 넘게 일상을 기록하는 이 곳에서
나는 선택과 결정을 합리화 시키려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 결과가 지금인데,
나는 여전히 만족을 못하고 있다.
이후에도 만족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하루키의 말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 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 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 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