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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선택의 시간

by 와락 201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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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온전히 혼자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 모두 휴가 중인데

이 고요함과 적막함이 감사하다.




안식 휴가 전에는 손에 닿을 듯 닿지 않았던 것들이 

스리슬쩍 내 앞에 떨어져 있다. 

3개 중에서 감히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물론, 그 이후 밟아야 할 단계들이  남아 있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 갈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찾아온 이 상황이 감사하기도 하면서 

말이 좋아 직관이지 전혀 두드려 보지 않고 불나방 처럼 덤벼들었다가

후회로 점철되었던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개구리 이모(개구리 인형을 준 이후로)라고 부르는 그녀를 어제 만나고

한껏 평정을 찾았던 마음이 다시 요동을 치고 있는데 

내가 진짜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 

다시 내가 할 수는 있는지

그리고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에 생각을 더 하고 있다.



제주 생활에서 철저하게 배운 것이 있다면

모든 선택에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인데

쿨하지 못한 나는 무엇 하나 잃고 싶지 않아 동동거리다 실패했고

그런 내 자신을 잘 알기에 

쿨내 나게 잃을 수 있는 것이 뭔지 따져보고 있는 중이다. 



모두 점심을 먹으러 간 이 시간에 

혼자 텅 빈 회의실에 들어와 

블로그에 끄적이며 정리 하고 있다.

8년 넘게 일상을 기록하는 이 곳에서 

나는 선택과 결정을 합리화 시키려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 결과가 지금인데,

나는 여전히 만족을 못하고 있다.

이후에도 만족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하루키의 말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 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 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 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