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매를 집에 두고 오늘은 일찍 출근했다.
어린이집 안가는 날에는 깨우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는 시성이는
오늘은 엄마만 가야 할 것 같다고 하자 귀까지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지 못하고 뒤돌아서서 배시시.
거실 쇼파 위 따뜻하게 데워 놓은 전기 장판에 앉아
무릎 담요를 덮고 조끼를 입은 채로 귤을 까먹으며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든다.
귀여운 녀석.
밤새 흰 눈이 내렸지만 아파트 단지에만 일부 쌓였을 뿐
도로는 제설작업을 마쳤는지 평소와 다르지 않고.
8시 반 쯤 회사에 도착하여
이번 주에 계획했던 일들과 하지 못다한 일들
그리고 오늘 최소한 해야 할 들을 나열해 보고
8시 59분 카페테리아로 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오늘은 내가 일등. 주문번호 1번.
쓰잘데기 없는 성취욕을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달성하고-
1월 15일.
1월의 반이 훌쩍 지나갔다. 컥.. 벌써.
이번 주부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꿀꺽 삼키는 훈련(?)을 시작했다.
고비를 넘길 때마다(정말 간지러움을 참는 것 이상 어렵지만) 바를 정(正)자를 노트에 꾹꾹 눌러쓰고 있다.
마음의 근육을 쌓기 위해 주말에는 비폭력대화센터 2단계 수업을 들으러 갈 예정이다.
어지럽고 분주하게 나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서른 여섯. 그저 욕망 아줌마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보다 품격 있는 녀자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계속 되묻고 또 길을 찾고 다시 돌아보고- 반복하게 될 것 같다.
오늘 아침 주차장 가는 길에 찍은 내 발자국
나는 이제 어떤 길을 찾아 갈 것인가(아침부터 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