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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17년 1월 4일 수요일 점심

by 와락 2017.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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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평소 같았으면 잠을 더 청했을테지만

경 졸업 사진 찍는 날이라 자리를 털고 일어나 세수를 했다. 

나부터 출근 준비를 끝내 놓아야 시경이 드라이라도 해 줄 수 있을 듯 해서.


밤새 배에다 다리를 걸쳐 놓고 수면을 방해한 봉이 이불도 걷어차고 곤히 자고 있다. 

이갈기, 코골기, 발 걸쳐놓기 혹은 발 끝으로 찌르기.

평소에 장난은 치지만 순한 편인데 밤에 잘 때는 감당이 안될 때가 많다. 

잠을 설쳐 피곤하지만 통통한 봉이 볼을 보면 예쁘기만 하고.



친정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을 후다닥 먹고 얼굴에 크림을 바르는 둥 마는 둥

잽싸게 옷을 갈아 입은 다음 아이들 방에 가서 경이 부터 깨운다.  

눈 비비며 일어나는 아이에게 홍삼을 먹인 후 옆에 붙어 앉아 밥 숟가락에 반찬도 올려주고.


지난 주말 미리 사 놓은 옷을 꺼내 놓고 타이즈 까지 옆에 두니 

졸업식에라도 가는 것 마냥  두근거린다. 

자고 있던 이모까지 출동하여 볼륨 스타일러로 머리 손질까지 해주고.

심지어 친정 어머니가 사용하시는 구르뽕까지 빌려와서 머리에 꽂았다. 

유난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 아이의 첫 번째 졸업식 사진 아닌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까지 차에서 동생과 실랑이를 벌이긴 했지만

원에 도착해서 말끔히 차려 입은 친구들을 만나니 기분이 좋아져 

불편하다고 투정부리던 타이즈까지 다시 입고 엄마 일찍 오라는 인사를 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새해가 되니 해야 할 일들은 줄어들지 않고

아이의 졸업과 입학까지 겹쳐서 마음이 더욱 분주하다. 

점심에는 김밥 한 줄 사와서 회의실로 들어왔다. 



블로그에 이렇게라도 끄적이다 보면

낙서가 된 칠판을 지우개로 지운 것 같은 기분이다. 


깨끗해진 칠판 위에

나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그러기 위해서 올해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차근히 써내려 가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