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매일

주말 출근, 그땐 그랬지

by 와락 2008. 11. 30.



토요일, 일요일 양 이틀간 회사에 출근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혼자 앉아
Damien Rice 의 우울하지만, 차분해지는 음악을 듣노라니 예전 생각이 난다.

직장인이 된 지 1년이 채 안된 어느 날 이었다.
나는 광고주에게 보고할 문서 작업에 열중이었는데
(지금도 그리 나아진게 없지만,)
그때도 영 진도가 나가지 않아, 오늘처럼 사무실에 혼자 나와 일을 했더랬다.

MS가 개발한 엄청난 프로그램, 파워포인트....
그러나 나에겐 울렁증을 유발시키는 프로그램 ㅠㅠ 앞에서
도형을 그렸다, 지웠다 여러 번
답답함에 회사 베란다에 나와 밖을 내다보았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 근방에 있었던 지라,
연예인을 비롯하여,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다니던 곳이었는데
그날도 여전히 화려한 사람들이 보였다..

갑자기, 내 자신이 창피해졌다.


화장실로 내달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부슬부슬한 머리,
까칠한 얼굴과 손
무릎이 나올려고 하는 오래된 청바지
회사에서만 신는, 뒤가 없는 때가 탄 다이어트 신발
(그 당시, 사내에서 여사우들과 공동구매를 할 정도로, 인기 상품이었음)

갑자기 우울함이 쓰나미 처럼 밀려와
컴퓨터를 던져버릴 기세로
자리에 왔지만.


아직 반의 반의 반도 못한 나의 문서
이걸 오늘 안에 하지 못하면
내일.... 아 끔찍해졌다.



그로부터 벌써 4년여 시간이 흘렀지만..


그닥 나아진게 없는 듯한
나를 보면
우울해지려 한다.



경쟁자를 일부러 멀리서 찾기보다
지난 날의 자신으로부터
발전하는 걸 목표로만 해도..
절반은 성공할 것일텐데...

오늘도 다짐해 본다.
잘하자... 잘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