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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영감 찾고 자시고 무조건 나가서 일을 할 뿐이지만

by 와락 2023. 11. 16.

달리기도 다르지 않다. 그냥 나가서, 할 일을 하고, 보상을 받는 것이다. 사실 달리기는 일과 조금 다르다. 
달린다고 누가 돈이나 공짜 커피를 주지 않는다. 달리기 역시 중노동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대신에 기쁨, 자유, 맑은 정신 등 많은 선물을 내준다. 영감 찾고 자시고 하는 사람은 아마추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무조건 나가서 일을 시작할 뿐이다. p 93
- 달리기가 싫어 
 
 
 
지난 주에는 생각지도 못한 이슈가 있어서 곤혹스러운 한 주였다. 
내 마음의 여유가 없어 의도와 달리 해석된 결정이라고 결론이 나고 정리 되었으나
같이 일했던 멤버와 복닥거리고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며 주말을 보냈다. 
 
아직은 나의 리듬을 찾아가면서 일하는 것 같지 않다. 
직업인으로서의 갈길은 요원해 보이고 
직장에서 아등바등 거리며 불필요한 자아실현을 하는 것은 아닐까. 
 
 
가족들과 웃으며 밥도 먹고, 주말 예능도 같이 보고
달리기, 책 읽기, 영상편집(?) 소소한 취미들이 생겨서 벌어진 틈을 잘 메꾸고 있다. 
 
게다가 최근 회사에서 마니또를 하고 있는데
달달하고 소박한 행복들이 취미로 얼기설기 메꾸는 일상을 빛나게 해 주는 기분이다. 
 
잘 살고 있다. 
 
 
월요일에는 이전 회사 동료 분을 만나 점심을 먹고 그분의 안위를 위해 기도를 해 드렸다. 
내 앞가림도 어렵지만 기도를 해 드린다고 약속했고 다음 날 새벽 그 분과 또 다른 분을 위해 기도했다. 
하나님이 들어주시면 좋겠다.
 
수요일에는 2주 전에 약속한 독서 모임을 했다.
읽은 책들을 점심 먹고 커피 마시며 나눴는데
동료가 덕분에 두꺼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현했다. 
그다음 주에도 각자 다른 책을 읽고 만나기로 했다. 
퇴근할 때는 다른 동료가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이를 악물고라도 기쁨과 감사함을 찾으려다 보면 반짝거리는 순간들이 '나 여기 있어요' 하고 아는 체를 한다. 
'흥 그 정도쯤이야' 라고 하지 않고 '아이고 거기 있었군요' 받아 주다 보면 '에헴' 하며 여기저기 반짝거린다. 
 
비트코인은 아니지만(아쉽긴 하군요)
순간을 채굴하는 사람이 돼 가는 중이다. 
 
 
영감이고 자시고 그저 일을 나가고 달릴 뿐이지만
그럼에도 그 후에 받을 달달하고 반짝거리는 순간을 선물로 기대하면서 말이다.

마니또의 선물, 행복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