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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feat.근력운동)

0과 1의 간격

by 와락 2024.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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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에 새겨진 눈금은 그 간격이 모두 똑같지만 삶에 놓인 눈금은 0에서 1사이가 가장 멀다는 사실을. 처음의 한 번을 해내는 것이 그 뒤의 몇십 번 보다도 훨씬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불가능이란 말은 그 최초의 한 번에 닿지 못한 사람들이 0과 1 사이에 제멋대로 갖다 붙이는 이름 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 한재우



약 2주만에 PT 선생님을 만났다.  그 사이 컨디션도 좋지 않아 운동을 퐁당퐁당 왔지만 선생님을 만나는 날 오늘은 어떤 운동을 배울지 생각하면 설레인다. 드디어 무게를 올리려나. 아님 새로운 머신을 해 보려나.

오늘은 벤치 해 볼거에요.

오옷. 드디어 보기만 하던 벤치 프레스.
아직 머신에 있는 봉을 누워서 들기에는 무리가 있어 10kg 봉으로 시범을 보여주셨다.
드디어 나의 차례. 으이짜 번쩍 들었다.
이제 10kg 정도의 무게를 양손으로 드는 건 거뜬한데 알려주신 자세로 하는 게 어렵다.
어제도 복습 차원에서 배운대로 벤치프레스를 하는데 옆에서 수업을 받던 남편이 나의 자세가 불안정해 보인다고 하자 선생님이 ‘ 그 자세가 아니라고, 다시 봐 드려야 될 것 같다’ 말씀하셨다고 전해주었다. 지난 번 케틀벨과 바벨 스쿼트 자세도 지적하길래 선생님이 알려주신대로 한거라고 강력히 주장했는데 자기가 현장검거를 했다며 으스댄다.

배가 불러 눕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아톰다리를 더욱 더 드러내는 바이크 쇼츠를 입고 센터로 걸어나는 나 자신을 칭찬한다. 거울에 비친 작달만한 나를 보면 웃음이 난다. 요즘 초등생은 키는 나랑 비슷해도 비율은 다르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동작이 1이라면 아직 멀었다.
0.0001 정도는 되려나. 그러나 시도하고 있다. 오늘도 내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1이 되는 날이 오겠지요.



사진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