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리는 것은 알았지만
아침에 회사 출근하다 보니 정녕 비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물폭탄이 퍼붓고 있었다
마을버스 타는 것도 포기
크록스를 신고 조심조심 회사에 겨우 도착
강남이 물바다. 테헤란강이 생겨;; 서초 사는 동료는 점심시간
안양사는 동료는 점심 먹고 나서야 지친 기색으로 사무실에 들어왔다
물폭탄 만큼이나
강렬한 인사이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팀장님이 완전 크로스되어 아침부터 나도 모르게 '헉' 하게 된
어쨌거나
나의 하는 일은 달라지지 않았으니 크게 상관은 없지만
날씨도 그렇고, 마음도 싱숭생숭, 술렁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하루랄까
첫째 때도 그러더니
임신하면 클래식이 좋아진다
아는 작곡가래봤자 몇 없는데 그 중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듣고파
인터넷을 검색하니 호로비츠의 연주 영상이 나온다.
피아노협주곡 3번
러시아 느낌이 물씬나는 강력한 테마, 이 선명한 멜로디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내가 아는 곡이 정말 얼마 없기 때문이겠지만
시경이는 피아노협주곡 2번 멜로디가 무한 반복되더니 둘째 때는 3번이 주구창창
고등학교때 나도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배웠으면 좋았을텐데
왜 난 드럼, 팀파니를 택했을까. 체구도 작은데
그칠줄 모르는 이 빗소리와 묘하게 어우러지는 피아노 선율
아. 오늘의 허세 제법 그럴듯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