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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오늘의 잡문

by 와락 2011. 12. 2.

저녁 8시가 되면 어김없이 야식이 나온다.
장금이 수준의 요리솜씨를 폼내시는 주방장님 덕분에 매일 어떤 음식이 나올까 기대를 갖게 되는데. 오늘은 '떡국' 이었다.

간식은 대체로 식당에서 먹지 않고, 각자의 방으로 가져간다.
특히 저녁에는 남편들이 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같이 먹기 위해 가져가는데
나는 혼자 있으니 식당에서 먹기도 하고, 방에 가져와 TV를 보면서 먹기도 하고, 때에 따라 다르다.


오늘은 배를 우적우적 씹어대며 인터넷 기사들을 훑어보다가 그것도 금방 시들해져서 인터넷서점 사이트에 로긴하여  볼만한 책이 없는지 리뷰를 검색한다.
'안보는 책 사재기' 습관은 결혼 후 남편의 잔소리로 인해 일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책을 보면 욕심이 생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책 '잡문집'이 나왔길래, 동생에게 부탁하여 받았다.
말 그대로 잡문집이다.
멋있게 나이들어 가는 소설가.
깨끗히 다려놓은 브룩스브라더스의 흰 셔츠를 입고(왠지 소매는 보기 좋게 걷어 올렸을 듯 하다), 좋아하는 굴튀김과 함께 시원한 맥주를 한 잔 들이키는 모습, 그리고 좋아하는 재즈음반을 들으며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내일 일과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모습.
내가 상상하는 하루키 아저씨의 일상이다. 그의 책에 묘사된 내용들을 토대로 짜집기 된 이미지 
깔끔하고 정갈한 소설가. 필요한 말 이상으로 하지 않고, 전혀 '꼰대'스러움도 없는.
아직 읽는 중이지만, 그를 더욱 가까이 접하는 듯한 느낌이라 좋다. 매력적인 마성의 소설가 아저씨.



곧 신생아실에서 벨이 울릴 것 같아 20분 전부터 대기 중이다.
조리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딸래미 배고프지 않게 수유하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