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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주는 울림은 크다.
한강진역에서 한참을 가도 가도 보이지 않던 건물
사방이 유리면으로 되어 있고 밤이 되면 휘황찬란 번쩍번쩍 불을 밝히는
그 곳에서 마지막 이라니.
한남으로의 첫 출근 날
근처에 밥집이 마땅치 않아, 택시를 타고 이태원 고급식당에 가서
점심 한끼에 만 오천원이 넘는 돈을 각출하여 계산하면서 모두들 후덜덜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사이 나는 제주에도 살다 오고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서울을 떠나게 되었다.
한남에서의 마지막 점심 시간.
110번 버스를 타고 신나게 달려 이태원으로 고고.
타코집에서 타코, 퀘사디아, 나쵸를 먹고
경리단길에서 가장 핫하다는 츄러스도 먹고 오짱도 먹고
소풍 나온 사람들 마냥 신난다. 재밌다. 왜 우린 맨날 구내식당에서만 먹었더냐.
아쉬워하며 촌스럽게 이태원을 두리번 두리번.
하루 열 두시간 넘게 근무 했었던 곳이기도 하고
나의 이십대와 삼십대가 오롯이 녹아 있는
이 곳을 이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퇴사하는 기분이 이럴까 싶다.
다음 주 부터는
멀미를 걱정하며 광역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니
이 얼마나 감사한지.
점심시간에 남산 산책길을 거닐며.
이 좋은 걸 왜 이제 알았담.
맥주가 빠져서 아쉬웠습니다. 나쵸를 앞에 두고 말이죠. 네네.
드디어 그 유명하다는 츄러스를 맛보았다는.
내가 먹어 본 츄러스 중에는 제일~~ 한 입 베어물 때 마다 주시경과 주시성이 아른아른.
그러나 오늘은 밀가루 과다 섭취로 반도 못 먹고 다른 분께 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