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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휴가가 끝났습니다.

by 와락 2017.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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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의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를 읽는 중이다. 

행간에 보이는 시니컬한 유머에 낄낄거리는 중인데 제목을 힐끗 보더니 경이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열심히 해야지. 왜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거야. 이상한데? 

(아. 네네 경선생님)




안식휴가 마지막 날이다. 

계획했던 것들은 거의 다 실천했다. 

휴가라고는 하지만 거의 경이에게 초점을 맞추었던 생활이라서 집과 학교 회사의 동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는 사전쓰기를 마무리 하려고 했으나(이제 포기할 때도 되었는데 집착으로 남아 있다)

한숨만 여러 차례 내쉬고는 아이 방과후 활동 봐주면서 신나게 책을 읽었다. 


조지오웰 '1984'

미즈무라 미나에 '본격소설'

사이토 다카시 '독서력'

하바 요시타카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5년 만에 신혼 여행' 

사노 요코 '열심히 하지 않겠습니다'


중간중간 육아서도 읽었는데, 읽으면 또 불안이 올라와 내팽개치고

아이들에게 동영상을 틀어준 후 소설 속에 빠져 지냈었다. 


1984는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워져 여러 번 책을 내려놨다 다시 들었고. 

윈스턴 스미스가 줄리아를 외치고 2 + 2 = 5 라고 할 때 얼마나 광광 울었는지.  


본격소설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일본으로 돌아온 다로와 요코가 만나는 순간.

그 숨가쁜 순간을 위해 시경이에게 간식으로 과자를 한 웅큼 준 뒤 엄마가 지금 이 부분을 꼭 읽어야 하거든 이해를 구하고는 

침을 꿀꺽 삼키며 쫓기듯 읽었다.  그날 밤은 다로와 요코가 결혼했더라면 상상하며 꿈속을 헤맸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는 현실을 그대로 비춘 거울이라서 읽고서는 씁쓸했지만

5년 만에 신혼여행은 이전에 갔던 보라카이와 세부가 생각나서 남편에게 여러 번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사노 요코 책을 한 손에 들고 

달력을 보니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잔뜩 우글거리는 회사로 복귀할 날이 코 앞이다. 

갑자기 우울과 무기력이란 친구들이  후후 그 동안 편히 쉬었지하며 다가오는게 느껴진다. (오지마)


휴가 마지막 날 술이라도 먹어야 하는게 아닐까

오양과 정지에게 연락을 할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래도 오후에는 동생과 영화를 볼 계획이다. 

보다못한 동생이 마지막인데 영화라도 봐야 하는거 아니냐며

미녀와 야수를 포기하고 히든 피겨스를 예매해 주었다.


영화가 신나다고 하니 보고 나면

어깨춤을 추면서 그까이꺼 하는 기분이 들지도(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