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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담벼락을 다시 찾고

by 와락 2022. 10. 20.

10월 15일 오후 2시 즈음

담벼락에 끄적거리다 임시 저장을 누르고 다시 들어오려 보니 티스토리가 먹통이 되었다.

카카오 전체 장애,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카카오톡이 가장 이슈라 장애 처리 일순위 였던 듯 싶고

거의 마지막 단계에 티스토리는 복구 되었다. 

 

휴우-

백업을 해 놓으면 어디에 해야 하나

2007년부터 띄엄 띄엄, 그럼에도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나의 작고 소중한 이 담벼락을 잃을 뻔 했는데

만약, 이사를 가야 된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이별택시의 가사처럼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묻고 싶다.

 

 

화요일과 수요일 1박 2일로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다. 정정하면 플레이샵

가기 전 까지 머릿속이 온통 일들도 꽉 차 있어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막상 출발하는 버스에 탑승해서 주위 풍경을 둘러보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점심 식사 같이 하기 어려운 다른 부서 동료 분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기회도 갖고

이름과 얼굴이 매칭이 안되는 분들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최근 여유가 없어 보여서, 스몰토크 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좋은 시간이었던 듯 싶다.

여유도 없었고, 그저 묵묵히 다가오는 업무 산을  작은 삽으로 퍼내느라 바쁘기만 한 것도 맞고-

몸에 맞지도 않는 자리인데 주어졌으니 밥값은 해야 되지 않나 하는 부담감도 크고.

 

최근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다시 꺼내 읽고 있는데 

'감사는 과거를 바라보고 사랑은 현재를 바라보지만 두려움과 탐욕과 정욕과 야망은 앞을 바라보지' 라는 구절이

지금의 내 상황이 아닌가 싶다. 미래에 잔뜩 가위눌려서- 끊임없이 계획은 짜지만 실천은 내일로 미루고 있는 나 자신.

 

 

잠시만 돌아보면 감사할 일들이 많은데.

어제는 회사 멤버들과 숙소 근처에서 러닝도 했고(결국 차도로 이어져서 실제 러닝은 얼마 못했지만, 해솔길을 걸었다)

워크샵 끝나고 근처 브런치 카페에서 커피도 마셨다.

아침의 러닝이 아쉬워서 집에 돌아와 간만에 탄천도 뛰었으며

아이들 저녁도 챙겨주는 시간이었고 잠시나마 둘째 숙제도 봐 줄수 있었다.

자기 직전에는 15분 남짓이었지만, '운동화 신은 뇌'라는 책도 읽었다. 

 

 

회사 일이 넘치고

역량 부족으로 끙끙거리는 듯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내 자신을 잘 통제하며 삶을 가꿔가고 있다.

심지어 이번 주에는 2번이나 특별새벽부흥회도 다녀왔다. 

내일은 김밥 봉사하러 갈 예정이다.

 

 

'원수의 이상형은 하루종일 후손의 행복을 위해 일한 다음(그 일이 자기 소명이라면),그 일에 관한 

생각을 깨끗이 털고 결과를 하늘에 맡긴 채 그 순간에 필요한 인내와 감사의 마음으로 즉시 복귀하는 인간이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나온 문구를 기억하며 주님이 주신 현재라는 선물을 잊지 않도록 하자.

 

목요일  아침 쌓여있는 업무 리스트로 마음이 촉박해 지는 나를 다스리며 기록해 본다. 

 

안산 대부도, 해솔길을 걸었다. 달리기는 못해도 이런 길을 거닐 수 있음에 감사하다.

 

 

돌아오는 길 브런치 카페 카페인이 무척 세서 밤잠은 못 이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