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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함께

2024년 진도 여행(07.24~07.26)

by 와락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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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어린이집 방학에 여름휴가를 맞췄는데 이제는 수학학원(학원 중에 가장 1순위가 되었다) 방학 일정에 맞춰 가족 여행 스케줄을 잡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지만 이런 시간들도 몇 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또 애틋해진다.

남편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숙소 중 ‘진도 쏠비치’와 ‘부산 호텔’이 동시에 붙어 행복한 고민 끝에 진도를 택했다. 쏠비치 숙소가 더 쾌적하다는 평도 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서.

진도 가는 아침
새벽부터 일어나 어제 전날 싸놓은 짐을 마무리 하고 시봉이랑 잠깐 투닥거림을 끝으로 차에 탔다. 체크인 시간을 고려하면 일찍 도착해서 땡볕에 할일이 마땅치 않으므로 중간에 소쇄원에 잠시 들르기로.

점심은 소쇄원 근처에서 떡갈비를 먹을 예정이라 아침은 휴게소에서 간단히 먹기로 했다. 알밤 빵도 구매했는데 사진은 찍지 못했고…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는 중 우리 ‘바다’보다 작은 듯한 참새들이 모여들어 조금씩 빵을 떼어주니 동네 친구들도 다 데리고 왔다. 어찌나 귀여운지.

정안 알밤 휴게소에서 만난 찰옥수수빵
휴게소 앞에 있던 참새들




소쇄원 근처 맛집을 검색하니 떡갈비가 나온다. 담양은 떡갈비지. 좋았어. 신나게 소쇄원을 향해 달린다. 남으로 내려 갈 수록 흐리던 하늘도 창창히 빛나고.

드디어 음식점에 도착했다.
떡갈비는 기대했던 맛이 아니라서 아쉬웠지만… 여러 반찬이 나와서 그것으로 만족.

어릴 적 먹던 그 떡갈비는 아니어서 아쉬웠…

배부르게 식사도 했겠다 소쇄원으로 출발

카메라만 갖다대도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주자매는 특히 경선생이 시봉이를 찍어주느라 여념이 없다. 한가로이 정자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니 이 순간도 찰나겠구나 싶다. 돌아오지 않는 순간들을 꽉차게 담고 즐겨야겠구나.


달리고 달려, 드디어 진도 쏠비치 숙소 도착
숙소 사진은 찍지 않았다. 오션뷰로 배정 받았는데 주차장만 보여서 남편이 요청하고 방을 다시 배정 받기로 하고.


한가로이 쉬다가 쏠비치 근처 ‘소담’이라는 곳에 식사를 하러 갔다. 점심에 먹은 곳 보다 가격도 저렴했는데 맛은 더욱 훌륭했다는.


내가 시킨 매운 돈까스도 맛있었다.

우리 가족들의 행복 지수는 주문한 음식이 맛있을 때 가장 높은 듯 싶은데 이 순간만큼은 투덜거림도 투닥임도 없이 기쁘고 즐겁게 보낸다.


뒷모습은 다정해 보이는군요
오락실에서 농구게임은 기본 아님?

아이들과 저녁도 먹고 숙소 주변을 거닐다가 내일의 물놀이도 기약하며 노래방을 가 보기로 했다. 아직도 쿨의 ‘애상’이 1위라니. 남편도 흥이 났는지 무려  DJ DOC의 ‘머피의 법칙’을 부르기도 했는데 음정이 안 맞는다고 나한테 뭐라고 지적도 했으나 랩은 내가 더 잘하는 것 같다.

91점이라고!
보헤미안 랩소디를 모두 떼창하고 마무리


즐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겠다며 5시 30분부터 일어나 준비했는데 아침 습도가 80%를 육박하며 흡사 극기훈련에 온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의 러닝 메이트 오즈모 포켓2도 간만에 꺼내서 헛둘헛둘 달렸지만 숙소 밖으로 달리다 보니 차도를 올라갈 수 밖에 없고 마주 오는 차를 마주하며 달리고 싶지 않아 결국 오르막길에서 되돌아 왔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진도의 아침 달리기.



둘째날 아침은 근처 해녀소녀의 집이란 곳에서 전복죽을 주문했는데 부산에서 먹었던 전복죽에 비해서 간이 셌다.

계좌이체(현금) 하면 숙소까지 배달해 주신다
회사 동료가 준 아끼던 교토커피를 숙소에서 마시기


오전에는 일 없이 쉬다가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4시 즈음 수영장에 가보기로 했다.
음식점 상호명은 “꽃게선장 낙지박사”

아이들이 좋아하는 낙지탕탕이
해물탕과 함께


낙지탕탕이만 따로 먹으려 목포를 가려다 숙소 근처 해산물 요리점에서 먹었는데 마늘맛이 진하긴 해도 맛나게 먹었다. 어떤 곳을 가도 주로 소고기 위에 낙지를 올려주시는 것 같던데 전라도 스타일인가 보다.


드디어 물놀이 시간
인피티니풀이라고 아이들 기대가 컸다. 4시 이후에 들어가서 8시까지 나오지도 않고 4시간을 장장 물속에서 사진 찍느라 삼매경. 나는 도중에 도저히 햇빛을 이길 수 없어 체력도 딸리고 잠시 숙소에 나왔다가 저녁식사를 미리 주문하고 다시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거품을 쏴주는 이벤트가 있는 듯 한데 바람 때문인지 우리가 간 날은 하루 취소되었다 해서 아쉬웠으나 그 정도면 자알~ 놀았다.

한적해 보이지만 양 옆으로 사람들이 드글드글 ㅋㅋ


아이들이 찍은 사진



물놀이 후 숙소 앞에 있는 부산어묵에서 떡볶이와 순대 볶음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매워서 다음 날까지 배가 아파 고생했다. 당분간 매운 음식은 금지…


다음 날 아침
달리기 체력이 남지 않아 남편과 가볍게 산책하기로 했다.

쏠비치 신비의 바닷길이라던데 진짜… 물이 들어차서 건너편 길이 다 바닷물로 덮였다.
아침엔 파프리카, 토마토죠

야채, 과일 덕후 남편이랑 살면서 좋은 건 건강한 음식을 챙기게 된다는 것이다. 파프리카도 박스 째 구매하는 집도 많지 않을 듯.


좀 일찍 숙소를 나가서 목포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밤새 베란다에 말린 수영복이 순식간에 다시 젖었다. 이런 날은 뜨끈한 해장국을 먹어야 되는데 검색하니… 처음 듣는 ‘쫄복탕’ 심지어 허영만 선생님의 프로그램에도 나왔다고 한다. 맛선생 허영만 선생님의 추천을 신봉하는 우리 가족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목적지를 찍고 가기로 했다. (시봉이는 다른 걸 먹고 싶다고 했지만…)

무주의 어죽과 유사한 식감이다.


조선쫄복탕과 무주의 금강식당 어죽을 비교하면 무주에 한 표를 더 주고 싶긴 하지만 조선쫄복탕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목포에 왔으니 전국 5대 빵집 중 한 곳이라는 코롬방제과점도 가 보기로. 빵 살때 가장 눈이 빛나는 것 같다…


제일 유명한 빵이 크림, 마늘 바케트라고 하는데 우리 가족은 ‘마늘바케트’에 한 표를. 그리고 목화솜빵은 크림이 그득하게 들어 있는데 얼려 먹으면 더 맛있었을 듯 싶었다. 시봉이가 가져온 앙버터빵이 맛있었는데 위에 빵이 다른 곳과 달리 올리브유 찍어 먹는 식사빵 같은 재질이라서 더 그런듯.

에그타르트도 크림이 부드러웠다. 왼쪽 하단이 앙버터빵, 오른쪽이 목화솜빵


전국 5대 빵집에 공주밤파이는 들어가지 않는데, 아직까지 우리 가족의 no.1은 공주밤파이다. 커피랑 먹어도 따뜻할 때 먹어도 그냥 먹어도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밤파이. 목포에서 빵을 먹으면서도 밤파이 이야기를 했었다.

바로 앞에 내가 좋아하는 정말 애정해 마지 않는 쫀드기 가게가 있었다. 쫀드기가 이렇게 역사가 깊은 불량식품인 줄은 몰랐는데!  어튼 2박스를 사서 집으로…




먼 길을 다시 올라온 후
센터에 가서 체중을 재니 바로 1kg가 늘었다.
천국의 계단위에 올라가 땀을 흘린다.
가족과 웃고 떠들며 맛난 음식을 먹을 날들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기.


다음 여행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