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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2024년 11월의 회고

by 와락 2024.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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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들은 자기가 보았던 가장 높은 산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던 로마의 시인이자 철학자 루크레티우스 Lucretius의 이름을 따서 ‘루크레티우스 문제 the Lucretius problem’라고 불렀다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안티프래질>,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24년 11월, 여느 해 보다도 추위가 늦게 찾아온 11월이었다. 수능 당일날조차도 10월의 가을 같은 날씨랄까.


둘째 풀배터리 검사를 했었다. 몇 개월 전에 어렵게 예약을 하고 두 여차례 연기한 후에 토요일 오전 수학학원을 빠진 채로 센터에 다녀왔다. 학교에서 배웠다고 내가 해 줄순 없다. 부모 양육테스트랑 MMPI도 필요해서 남편과 나도 같이 했는데 결과론적으로 나의 분노지수가 너무 높게 나와 당황하기도 했고 이해가 가기도 했다. 아이는 예상했던 결과도 있지만 또 걱정할 수준은 아니고 우리가 기다려주면 되는 일이었다. 부모도 성장하는 중이다.

난생처음 풀마라톤도 뛰었다. 그리고 완주했다. 예상보다 아주 만족스럽지 않아서 나 조차도 놀랐는데 달성을 하고 나서 인가. 마라토너의 글을 읽어보니 번아웃  증세라고도 하는데 그 정도 열심을 다해 뛴 건 아니라 곰곰이 생각해 보는 중이다. 그래도 달성한 나 자신이 기특하다. 이제 오사카 마라톤을 준비 중이다.

근력운동은 PT를 마친 후로 전에 비해 열심히 못하고 있다. 그래도 주 3회 이상은 가보려 했는데 11월에 업무로 바쁘기도 하고 컨디션 난조로 힘들어서 겨우 어렵게 만든 소중하고 작은 근육이 빠져서 좀 속상했다.

주일 오후에는 교회 봉사로 3시간 이상을 편집에 매달려 있었는데 그 시간을 도서관에 가서 보내는 중이다. 인풋의 시간이 채워지고 있어 그런지 마음 한 편의 억울함이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

덕분에, 총 9권의 책도 읽었다.
- CEO를 위한 마케팅 사고법
- 역행자 / 자청
- 딥마인드 / 김미경
- 부자의 그릇 (오디오북)
- 미치지 않고서야
- 장사의 신
- 마음의 힘이 필요할 때 나는 달린다
- 마라닉 페이스
- 안티프래질(읽고 있는 중)


회사일은 그럭저럭이다.
매달 다시 0에서 시작하는데 쌓아뒀다 이제 좀 올라가나 보다 싶으면 다시 하향곡선이다. 이 업을 시작한 후로 매달의 판매액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11월은 더욱 심했던 월이었지만 늘 그렇듯 아쉽게 마무리했다.


정희원 교수님의 영상을 보다가 호른을 20년간 연주한다는 이야길 듣고 피아노 건반 뚜껑을 열고 두드리기 시작했다. 좀 더 쉬워 보이는 쇼팽의 왈츠 19번을 뚱땅거리기 시작했는데 잊고 있던 손가락의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 기분이다.  초등학교 6년 내내(라테는 국민학교) 피아노를 배웠지만(중간에 빠진 시간도 꽤 많음에도) 피아노 앞에 앉으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마음먹고 시작하니 마치 페달을 밟으면 나아가는 자전거처럼 손가락이 익숙하게 움직이기 시작해서 놀랍기도 하고 신기했다.


나이가 들수록 정말 예체능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

다음 달에는 좀 더 유연하게 손가락을 움직이길 바란다. 꾸준하게 근력운동을 하고
책도 읽고  피아노도 연습하고
나와의 대화에 좀 더 집중해 보기


11월 14일 점심시간 판교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