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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순이면 복직을 해야 하지만
도저히 이 상황에서 출근은 어려울 것 같아, 어제 팀장님을 만나서 육아휴직을 말씀드렸다.
안그래도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컨펌 안해주심 어카나' 하고 전날 밤잠을 못이뤘는데
쿨하게 수락해 주셨다.
원하는대로 되었는데도
근데, 내 마음은 왜 이런가.
7년 넘게 있었던 곳에 간만에 돌아가니,
마치 거기가 내가 있어야 할 자리 같고
지금 집에서의 '엄마'로서의 생활은 '임시'로 하는 것 처럼 느껴져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뭐 일이 대단히 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옹알이를 시작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둘째 녀석과
하루 종일 살부대끼며 하는 생활이 즐겁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왜 이렇게 마음이 헛헛한 것일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죄책감도 든다.
이비인후과에서 본 여성잡지에 실린 이영애는 '40대 출산'을 적극 권장한다며
경제적 여유도 있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이들 표정을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자기가 20~30대였으면 일과 가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했을텐데,
이제 중요한게 무엇인지 잘 알겠다고.
물론, 이영애니까 그럴수 있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보며 행복해 하기 보다
뭔가 내 시간을 갖기 못함에, 둘째 녀석을 탓하는 나를 돌아보게 되며...
무튼 이 모든 혼란스러운 감정들은
호르몬이 시킨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