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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떡꼬치와 계약서

by 와락 201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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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이 빨라져. 


다른 팀으로 이동되고 나서, 한달 여 동안은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일찍 출근하면, 업무가 종료된 후(강제 종료) 퇴근 시간에 대해서는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정말 '쿨하신' 팀장님 덕분에, '야호'를 부르다가.

막상 '너만 기다렸어. 어서와' 반기듯, 줄줄이 쏘세지 햄처럼 끊이지 않는 업무로 

요즘에는 8시 반 출근 하고 있다. 


그래서, 점심도 먹는 둥 마는둥, 

점심시간조차도 계약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




# 영어 울렁증 회복 불가능 


해외증시 관련 업무를 맡아서, 외국에 있는 증시업체의 컨택포인트가 '나'로 지정되었는데,

아직까지는 이전 담당자 분이 지원해 주고 계시긴 하지만, 

간간히 내가 직접 메일을 써야 하는 업무가 생기고 있어서

해당 메일 폴더가 활성화 될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

오죽하면, 8년간 모른척 하던 회사에서 하는 영어수업 '당근영어'를 신청했을까.

도전의 시기. 아. 계속 모른척 하고 살면 안되는 것일까. 




# 계약서의 세계


오랜시간 이 회사에 다녔지만, 

또 이런 세계가 하며 입다물지 못한다는.

문서를 펼쳐보고 읽긴 하지만, 하얀것은 종이요. 까만것은 글이라.

그저 까막눈이라니.

한달 여, 읽고 또 읽으니 조금은 알듯도 한 이쯤.

초안이라는 것을 쓰라 해서 개발새발 쓰니 선임으로부터 수정사항 20개.

하지만, 이렇게 꼼꼼한 선임을 만난것도 나의 복이라.



# 떡고치와 바자회, 그리고 교회 


교회를 다닌지는 벌써 4년이 되간다.

처음에는 시어머니를 위해, 평화로운 고부관계를 위해

지금은 아이를 위해, 안정적인 가정을 위해 

그리고, 어느덧 나는 한것도 없이 '집사'가 되어 

믿음의 기반이 아닌, 참석율(?)과 기간 및 나이에 따라 자동 승급되어,

영혼 없이 그저 그렇게 다니고 있는 것 같아, 매주 교회에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그리고 이런 모래같은 믿음으로, 내 아이에게 무얼 줄 수 있는가.

아니, 어쩌면 아이에게 종교를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맴돌고 있다.

이 와중에도, 어제는 9여전도회에서 바자회로 '떡고치'와 '커피 및 다과'등을 팔기에

늘 그렇듯이 주변을 기웃거리며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왔다.

그래서 마음이 찔린다. 


종교에 '내'가 없다.

다시 성당에 다니면 마음이 편해질까.

그럼 아이는?


그냥 복잡한 이런 저런 생각.


결국 선택은 나의 몫

지금의 내가 그렇듯.

앞으로의 나 역시 나의 선택이 만들어 낸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