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새로울 수 없으리라는 확실한 예감에 사로잡히는 중년의 가을은 난감하다. 김훈
누군가가 김훈 bot을 리트윗하였다.
아침에 남편이 보낸 메시지 때문인지,
아니면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바람이 불기 때문인지
저 문장만으로도 쿵하고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
한창 연애했을 때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나나 남편이나 우리는 많이 늙었지만,
노화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여자이고, 좀 더 어린 나만의 문제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왁스를 권해도 고개를 내젓던 그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게
처음엔 우습다가, 생각할수록 점점 짠해졌다.
언제나 나와의 관계에 있어
가끔은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적정하게 거리를 두고
앵거 매니지먼트 스킬을 계속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대부분 폭발되지만-
남들이 보기엔 내가 더 이상하겠지만, '뭔가 지고 싶지 않다.' 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그라서
적당한 대답을 하기가 어려웠다.
4년을 준비하여 경기에 임해서 이겼지만, 라이벌이 엄청난 부상을 입어서 이긴 경기?
이겨도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랄까? 뭐, 아니라면 어쩔수 없고.
스타벅스에서 된장질을 하며
치즈케잌을 혼자 먹는다고 좋다며 홍홍거리다가
금방 속이 더부룩해지니 남편이 생각났다.
아 이런. 치즈케잌을 먹어도 남편이 떠오르다니.
나의 뇌속을 정리해 보면, 관심있는 대부분의 키워드에 남편이 서제스트 되어 있을것 같다.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새삼스럽다는.
그저, 노화와 관련된 키워드에는 그가 삭제되어 있기를.
만약 계속 서제스트 된다면, 해당 기능을 과감히 OFF 해달라고 뇌에게 부탁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