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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반에 눈을 떠
그분처럼 40분간 샤워기 앞에 서서 풀리지 않은(아마 내가 어떻게 풀 수도 없으리)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아침밥을 먹고 아이들을 친정엄마께 부탁한 후
6시 43분에 집에서 출발하여 7시 03분에 회사에 도착.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 어젯밤에 온 메일들에 회신하고
철분제를 복용하는 동안에는 커피를 줄여야 하는데
지금 나에겐 믹스커피가 최고의 위안이라며 합리화 한 후 한 모금 들이킨다.
달큰한 믹스커피가 입안을 가득 채우니 편안하고 익숙한 맛에 안정은 되지만
기분은 말로 표현 할 수 가 없다. 그냥 비가 와서 그러는 거라고 믿고 싶다.
모바일 익명 게시판이 들썩인다.
루머처럼 시작된 이야기들은 하나 둘 씩 현실이 되고
어떤이는 누군가를 탓하고, 또 어떤이는 자학모드로 , 일부는 방관하며 그저 관조하고.
그럼 나는 어떠한가.
지금의 나는 결국 나의 선택의 결과 아닌던가.
듣는 정보 들은 뻔하고
답답한 마음에 커피 한 잔 들고 이야기 하면
서로의 입장에서 '현상'을 해석하기에 바쁘다.
아이고- 의미 없다.
일과 가정 양립이 불가한 그것을 기울어지긴 했지만 최소한 유지를 하며
기혼여자사람으로 가차없이 내려진 평가도 감수하고
어찌 되었든 잘 버텨왔으므로.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노력하면서 내 운을 또 믿어 보는 수 밖에.
그리고
제주에서 2년 가까이 지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주말부부도 이제는 끄읏- 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