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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함께

네오를 만나기 10일전

by 와락 201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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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정일은 6월 1일이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5월 20일에 네오와 만난다.
5월 20일은 내 생일이기도 해서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지만 (자식 생일에 뒤로 밀려, 미역국도 제대로 못 얻어먹을까 싶어)
어찌 어찌 내가 태어난 날에 첫애를 낳게 된다.

아직 더 살아봐야 하지만
네오의 인생은 반짝거리고 황홀했으면 싶어서
처음엔 생일이 같다는게 약간 찜찜했으나.
세 번의 고비를 넘기고도, 뱃속에서 너무나 잘 버텨온 아이를 생각해보면
힘든 역경도 잘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반짝거리던, 물 흐르듯 잔잔하든, 폭풍이 몰아치듯 격정적이든
본인이 알아서 살아가야겠지.



4월부터는 애기 낳고는 정신이 하나도 없을것이라는
주변언니들의 조언을 듣고
닥치는 대로 육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한 30여권 정도 읽으니...


숨이 막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찌되었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희생을 강요당하는 무서운 일임에는 틀림없고
굳은 각오를 하고 전쟁에 뛰어드는 것 마냥 준비하지 않으면
닥쳐올 재앙같은 육아 전쟁에서 패배할 것 같아 상당히 두렵다.

남들의 미니홈피나, TV등에서 보여지는
방긋거리는 아이와 행복해 보이는 부부 모습들은, '남'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단단히 마음 먹고 준비하고 있는 중, 서형숙의 '엄마학교 이야기'라는 책을 보았다.
'엄마학교' 책을 읽고, '엄마학교'에서 수업을 들은 어뭉들의 수행기를 엮은 책이었다.


역시나
다른 육아서들과 마찬가지로 육아, 부모노릇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라고
모두들 통감하고 있었다. 차이점은 실제 부모들이 자기의 경험을 쓴 것이라
100% 공감은 아니지만(아직 애를 낳기 전이므로), 한 60% 이상은 마음으로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육아의 무거운 짐에 지친 어깨와
등을
 쓸어주고 싶었다.
고생이 많소 어뭉들~



육아서는 몇 년전, 내가 몹시나 즐겨보던 자기계발서와도 비슷한데
결론은 본인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 자식간에도 사회에서 필요한 인간관계 법칙이 필요하다(일찍이 카네기님이 말씀하셨지만)
역지사지 정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고 인내하는 것.

물론, 부모 자식 사이에서는
사회에서 만나는 성인을 대하는 것과는 별개로 무한 인내를 요하게 되지만
본인 자식이니... 어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자식에게는 부모, 엄마가 '우주'와도 같은 존재이니 말이다.
신기하긴 하다.
아무리 우리 남편이 나를 사랑한다고 해도
그가 나를 '우주'같은 존재라 여기진 않을듯 한데;




10일 후면 만날 아가한테는 약간 미안하지만
나는 그래도 내가 먼저 행복하고 싶다
'희생'이란 단어는 우리 가족 사이에서는 쓰고 싶지 않고
다만, 많은 육아서에서 친절히 알려주는 그 두려운 날들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미리 하고..그것도 언젠간 끝이 날 일이므로-


작은 설렘을 안고 기다려보려 한다.
이제 10일 후면, 혼자만의 나른한 오후도 즐기기 힘들 것이다.
아마도 20일 후엔, 다크서클로 줄넘기를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니.


닥치면 어찌 되겠지.
완벽할 순 없으니.
느긋하게 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