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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여성의 일, 새로고침

by 와락 2017. 6. 8.


도서관에서 빌렸지만 읽을 수록 꼭 사야겠구나 하고 생각한 책

조직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김희경대표와 와 김현정 pd 강연이 인상적이었음. 

명예남성으로 살고자 욕망했던 나의 지난 날과 명예남성으로 살았던 그녀들이 생각난다. 








밑줄 친 구절


일하는 여성이 자신을 언제나 '여성'이라고 자각하면서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실은 대부분이 그저 '사람'으로서 일을 할 뿐입니다. 그런 일상 속에서 문득 내가 어쩔 수 없이 여성이구나, 하고 자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죠. 그런 순간들은 대부분 기쁘게 오지 않습니다. p10




김희경 

일하는 여성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으로 


무엇보다 본인을 성공한 여성이 아니라고 지칭, 성공의 경험 보다 실패담이 많을 것 같으니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고 함. 

여성으로서의 첫 자각과 '명예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심.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나오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부끄러운 과거의 저처럼 명예남성화된 여성들이 여성을 경멸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들은 자기 자신을 여성 일반에서 분리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여성이 여성적 속성을 드러내는 것을 못 견뎌해요. 


그런데 명예남성이 된 여성들도 자신을 완전히 남성과 동일시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중적인 감정에 시달립니다. "여자는 역시 안 된다, 여자니까 뭔가 불편하다." 이런 말 들으려고 온갖 상황에 다 따라다녀요. 



김수영의 시에 "바람은 딴 데서 불어오고 구원은 우연히 찾아온다" 라는 구절이 있어요. 

인생에서 매우 큰 결정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은 정말 딴 데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벌어지죠. 

스티브 잡스가 "점을 잇는다(connecting the dots)"는 말을 했잖아요. 자기 삶의 점들을 연결시키며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얘기죠. 



여성성과 관련된 문화적 압력에 대해


윤리적으로 옳고 그리고를 떠나서, 남녀를 떠나서, 그냥 사회생활의 전술로서 고무공이 뛰어오르듯 남의 말에 곧바로 반박을 하는 태도가 좋을 건 없다고 봐요. 남자건 여자건 이런 태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저는 잘 못하는 일이긴 하지만요. 

아까 말씀드린 <<린 인>> 이라는 책에선 '치열한 상냥함'을 발휘하라고 조언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바에 대해서는 놓치지 말고 끝까지 가되, 말할 때 상대방이 너무 위협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자기 태도를 조정할 수는 있다는 거죠. 









김현정 PD

세상이 바뀌긴 하지만 굉장히 천천히 바뀝니다. 아주 느리게.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노력을 무지하게 했을 때

요만큼, 1센티미너씩 바뀌죠. 팔짱 끼고 그거 바뀌기를 기다리면 내가 늙어 죽어요. 기다리고 있을 수 많은 없잖아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팔짱만 낀 채 있지 말고 열심히 하세요. 뛰세요.



여성들이 일터에서 주는 가장 나쁜 인상은 '얌체'입니다. 딱 제 것만 챙기는 얌체.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얌체처럼 딱 내 일만 하면 당장엔 이익 같죠. 나는 1백만 원 받으니까 1백만 원어치만 해야지. 그럼 되게 합리적인 것 같죠?

하지만 그런 사람 절대 오래 못 갑니다. 그 일 오래 못해요. 성취감도 보람도 느끼지 못해요. 멀리 보면 약간 손해 보는 듯이 일하는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둡니다. ''




제가 육아휴직을 한 적이 있어요. 둘째 낳고 육아 휴직을 하면서 집에서 놀면 되게 편할 줄 알았거든요. 

고민도 없고 즐겁게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줄 알았는데, 일하던 사람이 일을 안하니까 진짜 몸이 근질근질하더라고요. 

게다가 가사 노동이 절대 편한 일이 아니고요. '근심 총량의 법칙'이란 게 있대요. 이 문제가 해결되면 나는 세상에

아무 근심이 없을 것 같다가도, 정작 해결되고 나면 다른 걱정이 또 생긴다는 거죠.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혹시 지금 근심이 있더라도 멈추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경제적으로 보상이 충분치 않더라도 10년 뒤의 모습을 그리면서 고비를 넘기셨으면 좋겠어요. 10년이 지났을 때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하세요. 





여러분, 엄청 힘들죠? 앞으로도 힘드실 거에요(웃음)

그럴 때 좌절하지 않고 '아, 그때 김현정도 되게 힘들다고 그랬어. 근데 좌절하지 말라고 했어. 가보자' 하고 떠올릴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지내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가길 바란다라는 구절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나는 10년 후 어떤 위치에 있을까.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의 점들은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