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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해피 패밀리: 우리도 관성일까

by 와락 201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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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 가족이란, 누구 보는 사람만 없으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들이다 -




'가족'이란 존재에 대한 위선과 회의를 드러낸 소설들을 읽을 때마다 

기타노 다케시의 말이 떠오른다. 내다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존재.

핏줄로 엮인 거부할 수 없는 관계, 친근함이 당연한, 의무적으로라도 그래야 하는 관계

하지만, 어쩌면 그건 우리를 지금까지 함께 살게 한 것은 '관성'일지도 모른다는.

내 가족관계도 뒤돌아 보게 만든다. 여보. 우리도 관성일까?



세상에 금지된 것은 없다며, 치과의사 입을 빌려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남매의 사랑은 글쎄.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손에 놓지 못하는 것은

각 화자들이 토로하는 내밀한 속내를 읽을 수록,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을

머리가 아닌 내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특히, 서현주(며느리)화자는 내 입장에서는 '성녀'수준이었는데.

그녀의 멘탈은 정말 갑중의 갑. 



소설의 큰 줄기는 부담스럽지만,

그 균열로 구멍이 난 가족관계를 메꿔가기 위한 서로의 노력이 애처로웠다.




# 인상깊은 구절
'글이 사람' 이라는 말은 확실히 과장된 격언이다. 글쓰기는 그 주체를 미화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심지어 자학적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자학적 글의 저자는 그 자학으로서 자신을 미화한다.
자기혐오를 제 윤리성의 증거로 내세우는 것이다. 글을 보고 반한 사람은 많지만, 만나본 뒤에도 여전히
매혹적인 사람은 좀처럼 없었다. 거의 예외 없이 실망하게 된다. 
어떤 책을 읽으며 그 책 저자의 삶을 거기 포개놓는 순간, 책 속의 내 세계는 무너지고 만다. 
어느쪽이든, 책과 삶을 포개는 것은 위험한 짓이다' p 12


'그러나 어쩌겠는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마음이다. 마음으로 가장 다스리기가 어려운 것이 마음이다.' p80

'꼭 결혼과 관련해서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내 처지, 그러니까 남편이나 시댁 식구와의 관계, 직장, 이런 것들이 내게 온전히 흡족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항상 흡족스러운 표정으로 산다. 가증스러운 위선이다. 아니 가증스럽다는 말은 너무 강하다. 강하다기보다 차라리 왜곡이다. 내 위선은 지혜로운 위선이다. 가족들 사이에 평화를 만들어내는 위선. 가족들 사이에 사랑을 만들어내는 위선. 비록 그 평화가 당장이라도 바스러질 듯 위태위태한 것이고, 그 사랑이 보기에만 아름다운 치장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p 82


'내가 지현이를 으스러져라 껴안으며 진저리를 치자, 아이의 웃음소리가 내 품안에서 비눗방울처럼 퍼졌다.'p176



해피 패밀리

저자
고종석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1-2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함께 있지만 저마다 혼자인 사람들의 이야기!저널리스트, 에세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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