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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강연(서천석 박사님)

by 와락 2013. 10. 12.


서천석 선생님 트윗을 보고, 제주 내려오시는 일정은 알았지만
두 아이들 때문에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주시성이 낮잠을 길게 자 준 덕분에
엄마께 양해를 구하고 설문대여성문화센터로 고고. 강연 10분 전 겨우 도착.


2시 정각에 시작한 강연.
차분하면서도 매끄럽게 시작하는 강의.
목소리나 제스처가 크지도 않은데, 역시 집필 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본인의 컨텐츠만으로
청중을 자기쪽으로 몰입시키는 능력이 출중하신 듯. 어느 포인트에서 웃음을 이끌어야 할지도 명확히 알고 계신듯 하고. 강연을 하면 분위기를 업시키려는 욕심에 말실수가 나올수도 있고, 강연자가 민망할까봐 같이 웃어주기는 하지만 속으로 실망한다던지 하는 상황들이 종종 벌어지는데, 서천석 박사님은 끝까지 겸손한 자세로 강연에 임해주셨다. 
좋아하는 저자를 만났는데, 내가 생각했던 젠틀한 모습 그대로여서 참 좋았다. 이기적인 팬심이지만, 뭐, 세상에서 제일 어쩌지 못하는게 내 마음 아닌가. 



트윗이나 책에서 늘 말씀하시는 내용들이라 새로울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 분의 육성으로 강연을 들어서인지 오래오래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간단히 메모한 것들. 


○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정서적 안정감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그리고, 체력이 가장 떨어진 순간, 
한 번 더 해보겠다는 의지, 능력이 바로 '근성' 임.



○ 육아는 패자부활전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는 부모에게 다시 주어진 기회라 생각한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2차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가. 
안타깝게도 경기의 선수는 아이이다. 아이의 주체성이 부모의 욕망과 부딪힐 때 갈등이 생기니
아이가 운전선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자. 조수석에 엄마가 앉아 있는데 자꾸 잔소리하고 명령하면
어떨 것 같은가.


 행복이란 어떻게 얻을까.
다니엘 길버트의 행복 조건 연구에 나온 2가지 조건
행복한 사람들은 1.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2. 목표를 향해 스스로 조절하고 있음을 느낀다.


○ 육아는 행복인가? 부담인가?
아이키우기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인생을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는 왜 살고 있는가?
과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서천석 선생님 샤워부스에 붙여 놓으셨다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육아는 결국 자신에 대한 투자이다. 

○ 그럼에도 육아는 부담이다.
인간은 말을 안듣는 존재, 특히 부모의 말은 더더욱 듣지 않으니
요부분은 인정하고 가자. 

어떤 문제는 해결되는데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부모가 기다리면서 흐름을 잡아줘야 한다. 


○ 있는 그대로의 육아
'나도 괜찮고, 아이도 괜찮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나와 아이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 

선생님이 아이한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는 거야. 내일 좀 더 잘해보자'

현실을 인정해야 변화를 위해 집중할 수 있다. 
나와 아이를 깊이 사랑하며, 우리만의 목표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 상상력의 빈곤
본인이 의과대학에서 소아정신과 전공할 때, 20년 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아정신과를 찾을 줄 몰랐다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이니, 장기간 보고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아주자. 

인간사에서 장시간 중요했던 가치에 집중
-성실한 태도
-좋은 대인관계
-긍정적인 사고 방식
(본인 친구 두 분을 예로 들어줌, 카센터 사장님, 편의점 비즈니스 하시던 '성공'하신 친구분)


○ 아이키우기의 비밀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1. 부모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 2. 아이가 부모를 좋아하는 것. 


내 삶의 뒷모습을 아이가 다 보고 있다. 
내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교육이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 

서글픈 현실.




문제가 발생했으면 그때부터 해결하자.

그리고, 나는 뭐 완벽한 인간인가? 끄응.


책 사인은 받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인증샷만. 







오늘 강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패자부활전'이란 말이었는데. 푸하하 웃음을 터트렸지만. 뒷끝은 씁쓸.
나도 그러지 않았을까. 어린 딸의 인생을 두고, 마치 다시 시작되는 내 인생의 2차전이라고
보지는 않았을까. 설마...? 





내가 즐거워야 한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봐야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근사한 것이고.  인생이란 살아볼 만 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도 욕실 거울에
선생님 샤워부스에 붙이셨다는 구절을 한 번 붙여볼까 보다. 


나는 왜 살고 있는가?
과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